'고백부부' 작가 "아직 미혼…저도 진심을 다해 공감했죠"

  • 입력 2017-12-11 00:00  |  수정 2017-12-11
"남길선배 큰 인기에 잠시 흔들렸지만 초심 지켰습니다"

 늦은 밤 부부들을 맥주 한 캔씩 들고 텔레비전 앞에 앉게 한 KBS 2TV 금토극 '고백부부'의 이야기를 풀어낸 권혜주 작가는 놀랍게도 미혼이었다.
 서른셋 젊은 나이보다도 앳된 미소를 지닌 권 작가는 '고백부부'의 인기에 대해"저 역시 진심을 다해 주인공들에게 공감했을 뿐"이라고 수줍게 웃었다.


 '고백부부'가 종영한 지 약 3주, 아직 여운이 남은 11일 서울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권 작가와 하병훈 PD를 만나 작품의 뒷이야기를 들었다.


 하 PD는 "KBS가 파업 중이라 모습을 비추기가 조심스럽긴 하다"면서도 "그래도 드라마가 시청률이 5∼6% 정도 나왔는데 마치 15∼16% 나온 것처럼 호평을 해주셔서 감사 인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그러면서 "타임슬립 소재에 웹툰 원작이라 내부에서 반대도 많았고 저 역시 부담이 컸지만, 대중이 우리 드라마를 통해 정말 과거에 간 것처럼 간접체험을 하고 매회 옆에 있는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출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아내가 '독박육아' 중이라는 하 PD는 권 작가가 대본 집필을 했지만 소소한 육아 에피소드에는 직접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고 한다.
 권 작가는 "아이를 안고 밥을 빨리 먹는 등 육아 에피소드는 PD님이 아이디어를 많이 주셨다"며 "또 주변 선배 중에 육아하는 사람이 많아 그들의 관점에서 많이 썼다. 아이를 안아야 해서 짧은 치마를 못 입는 등의 사연은 주부들이 많이 듣는 라디오에서 접했다"고 설명했다.
 
 '고백부부'에서 가장 시청자가 눈물을 글썽이게 한 부분은 진주(장나라 분)의 엄마(김미경)와 자식이었다. 과거에는 엄마만 있고, 현실에는 자식만 있는 그 상황이 결국 언젠가는 둘 다 만날 수는 없는 지점이 누구에게나 반드시 온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진주를 과거에 잡아둘 장치가 필요했고, 그게 엄마였어요. 만약 엄마가 없었다면 진주는 바로 아이를 보러 현실로 돌아갔겠죠? 제가 가장 많이 울면서 글을 썼던 장면들도 다 엄마가 나오는 장면이었어요. 엄마가 진주에게 '네 새끼한테 가라'고 했던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그건 자식을 키워본 엄마만이 아는 감정이잖아요.


진주는 엄마 때문에 과거에 머물렀지만, 결국 엄마의 그 말을 듣고 다시 현실로 돌아가게 되죠." (권 작가)
 
 권 작가와 하 PD는 극 중 '첫사랑의 아이콘' 남길 선배(장기용)의 예상보다 큰 인기에 잠시 흔들리기도 했다는 뒷이야기도 웃으며 털어놨다. 실제로 남길 선배의 인기는 진주와 '다시 맺어져야 하는' 반도(손호준)를 위협했다.


 두 사람은 "주변에서 남길 선배에 대한 반응이 너무 좋아서 잠시 흔들리기도 했다"면서도 "서로 흔들리지 말고 우리가 하고자 했던 얘기를 끝까지 들려주자고 다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길이 인기에 결론을 원래대로 냈다가는 남길 팬들에게 매장당하는 게 아닐까 걱정도 했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권 작가는 특히 남길 캐릭터에 대해 "여성의 판타지를 충족시키기 위해 수많은 로맨스 드라마를 보고 멋지고 좋은 점만 취했다"며 "저도 글을 쓰다 보니 점점 남길에 대해 애달픈 마음과 애정이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하 PD는 "남길로 인해 시청자의 가슴도 뛰어야 했기에 수많은 배우를 접촉했는데 새로운 인물을 찾고 싶었다"며 "아이유의 '분홍신'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장기용 씨를 보고 제가 설레서 바로 미팅을 잡았다. 기용 씨가 너무 잘해줬다"고 설명했다.


 하 PD는 또 처음 시도한 장나라-손호준 조합에 대해 "나라 씨는 원래 주름을 좀 없애주려고 시스템을 준비했는데 워낙 동안이라 오히려 주름을 그려야 했다"며 "두 사람이 외형적으로도 잘 어울리고 연기도 너무 잘해줬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하 PD와 권 작가는 시트콤 '마음의 소리'부터 호흡을 맞춰왔다. 그러다 웹툰 '한 번 더 해요'의 1·2화를 보고 '고백부부'를 구상하기 시작, 다소 냉담했던 주변을 오랜 기간 설득해 결국 성공시켰다.


 권 작가는 "1년에 걸쳐 PD님과 조금씩 이야기를 발전시켜나갔다"고, 하 PD는 "'마음의 소리'를 할 때 아이가 태어나서 권 작가의 이야기에 특히 공감이 많이 갔다"고 말했다.


 인고의 시간을 거쳐 탄생한 작품은 결국 올해 KBS 연기대상 여러 부분에도 후보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하 PD는 특별히 받고 싶은 상이 있느냐는 물음에 "욕심이 전혀 없지만 만약에 주신다면 너무 감사할 것"이라며 "뭐니뭐니해도 뛰어난 공감능력을 보여준 배우들이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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