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전야제 금강산서 열린다

  •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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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1-18   |  발행일 2018-01-18 제4면   |  수정 2018-01-18
■ 남북 ‘평창 참가’ 실무회담
우리측 합동 문화행사 등 제안
평화·화합축제 입장도 같이해
북측 서해선 육로 이동안 제시
개성공단 재가동 우회적 압박

북한이 1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차관급 실무회담’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응원단 230여명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이날 기자들에게 “북측 대표단의 규모 및 이동경로, 개회식 공동입장 및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남북 합동 문화행사, 북측의 평창 동계 패럴림픽 참가 등을 확정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파견할 응원단과 관련된 구체적 사안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북한이 우리 쪽에서 개최된 국제 경기대회에 응원단을 파견한 것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288명)을 시작으로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303명),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124명) 등 모두 세 차례다.

이번 평창에 북한이 파견하는 응원단이 온다면 역대 네 번째로, 규모로는 셋째다. 다만 북한이 남측에서 개최되는 동계 대회에 응원단을 파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 동계스포츠 종목에 전력이 취약하고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단의 규모도 소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번에 제시한 응원단 규모는 비교적 큰 것으로 볼 수 있다.

북측은 또 올림픽위원회대표단과 선수단, 응원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이 서해선 육로를 이용해 남측으로 이동하는 안을 우리측에 제시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서해육로는 개성공단 운영에 이용하던 경의선 육로를 뜻하는 것 같다”며 “아울러 남북은 북측 선수단의 종목 및 규모, 응원단 및 태권도 시범단 파견 규모, 금강산 남북 합동 문화행사, 마식령 스키장 이용도 합의했다”고 전했다.

금강산 남북 합동 문화행사와 마식령 스키장 이용 등은 우리 측이 제안했으며, 금강산 남북 합동 문화행사는 평창올림픽 전야제를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남북 양측은 얼마 남지 않은 평창올림픽을 평화와 화합의 축제로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데 입장을 같이 하고 있다”며 “진지하고 성실한 태도로 양측의 구체적 입장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이 방문단의 서해선 육로 이동안을 제시한 것을 두고 개성공단 재가동을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개성공단과 도라산·파주를 잇는 서해선 육로는 개성공단이 가동되던 시절에 주로 사용됐던 길이다.

또 이번 회담에서 우리측이 제안한 금강산 남북 합동 문화행사와 마식령 스키장 이용 등은 북한의 원산갈마해양관광지구 건설에 이용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과 마식령 스키장은 원산갈마해양관광지구에 포함돼 있다.

특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올해 군민이 힘을 합쳐 원산갈마해양관광지구 건설을 최단기간 내에 완공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궁극적으로는 북한이 평창 올림픽을 지렛대로 남북 경제협력에 재시동을 걸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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