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생각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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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19 08:12  |  수정 2018-06-19 08:12  |  발행일 2018-06-19 제27면
[문화산책] 생각의 중요성
손혜영 <한국무용가>

성공적인 무용 공연을 위해 꼭 필요한 다섯 가지 심리적 요인이 있다. 어떻게 시작했으며, 그 마음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는 ‘동기’, 비틀거리는 자신을 일으켜 세우고 나는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자신감’, 섬세한 부문까지 신경을 쓰게 해 실수를 줄여주는 ‘긴장감’, 작품에 모든 힘을 다해 집중하는 ‘몰입감’, 그리고 ‘심상’이 있다. 오늘은 춤을 추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심상’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심상’은 상상하는 것이다. 병실에 있는 두 명의 무용수가 있다. 한 명은 그냥 쉬고 있고, 다른 한 명은 상상으로 무용을 생각하고 춤을 췄다. 후에 이 두 명의 무용수는 어떻게 됐을까. 상상으로라도 춤을 춘 무용수는 훌륭하게 동작을 해냈다. 이렇게 뇌는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움직이는 것을 구분하지 못한다.

‘심상’은 무용뿐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부문에서도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좋은 사회를 위한 인간관계나 개인의 행복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두고 ‘밉고 밉다’라고 생각하면 그 사람이 점점 미워지고 더 이상 회복하기 힘이 든다. 반대로 ‘고맙다 사랑한다’고 자주 말을 하고 연습을 하면 뇌는 이미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으로 기억을 하고 결국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

진짜보다 가짜가 많은 고통 가운데 서 있는 이 상실의 시대에 아주 중요한 이야기다. 청소년의 자살이 늘어가고, 웃는 횟수가 하루 평균 3회를 넘지 못한다고 한다. 웃음을 잃어가면서도 오직 물질의 소유만 찾아 나서는 현대인들, 또 웃을 일이 있어도 웃지 않는 것이 더 힘이 있는 마냥 힘자랑을 하며 행복해 보이지 않는 가짜 부자들, 조금 더 얻으려고 가식으로 포장을 하며 힘겨워 하는 오늘날의 삶 속에서 “감사하다, 나는 잘할 수 있다. 나는 행복하다”라고 매일 외친다면 우리 삶은 어떻게 바뀔 것이고, 또 우리 사회는 어떻게 변할까.

마음보다 물질이 앞서는 시대에 살고 있다. 채우고 가지고 있어야 행복한 것 같지만 살기 좋고 편할수록 사회는 어두워지고 있다.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을 가진 자는 넓은 들녘의 자유를 그리워한다’는 시의 한 구절처럼 인간은 끈임없이 자기에게 없는 것을 추구하면서 결국은 만족하지 못하고 진정한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세상을 마무리하게 된다. 한 개 더 갖고 싶고, 조금만 더 하고 싶다가 다 잃어버리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들은 결국 끝으로 가면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고 만다.

우리의 뇌가 행동한 것과 생각한 것을 구분 못한다는 사실을 잘못 사용하면 아주 두려운 상황을 초래하겠지만 좋은 것만 생각하고 좋은 말만 사용한다면 얼마나 희망적일지 모른다. 만족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하니 만족스럽고 감사하니 생각만으로 채워져 행복할 수 있는 삶의 원리가 회복돼 이 세상이 더욱 평화롭고 화평하길 바랄뿐이다.손혜영 <한국무용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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