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게임 ‘엘소드’ 11년째 롱런…브라질 등 해외 11개국서 인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구글플러스
  • 기사내보내기
  • 손선우기자
  • 2018-07-10
  •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 대구 대표 게임업체 ‘KOG’

KOG 사내 카페테리아에서 직원들이 모여 담소 중이다. 이런 모습은 자연스럽다. 2시간 취재할 동안 직원들은 수시로 카페테리아로 와서 이야기를 나눴다.
온라인상에서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흔히 예로 드는 대명사는 ‘구글’이다. 짧은 근로시간과 전 세계 다양한 음식들을 무료로 제공하는 구내식당과 카페테리아, 야외 스포츠 시설 등 직원복지혜택이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이기 때문이다. 몇년 전 한 방송 다큐멘터리를 통해 국내에서도 꿈의 직장으로 알려진 곳이 있다. 국산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제니퍼소프트’다. 근무시간은 주 35시간, 사옥 지하의 수영장과 스파는 무료, 자녀 출산시에는 축하금 1천만원 지급, 5년 일하면 유급휴가 2주에 가족 해외여행도 보내준다. 교통비·통신비·차량 유류비·도서 구입비 등 업무와 조금이라도 관련된 비용은 전액 지원한다. 노동자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가장 힘든 곳인 대구에도 직원 복지혜택 수준이 뛰어난 회사가 있다. 바로 지역의 대표 게임업체 ‘KOG’다.

입사 후 4년간 거주비 지원으로
직원 200명 중 70% 이상 타지인
사내복지 확충…직원 만족 높여

‘그랜드 체이스’ 앱스토어 1위
연말 ‘커츠펠’ 출시 해외서 주목


KOG가 개발한 게임 ‘그랜드 체이스’의 캐릭터 일러스트.
◆청년층 대구 유입

“무엇보다 사내 분위기가 좋아요. 서로 직책을 부르지 않고 언니, 오빠라고 부르는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지난 6일 대구시 중구 동성로2가 교보생명빌딩 KOG 내에서 만난 인턴사원 정수영씨(여·29)의 입사 소감이다. 정씨는 서울에서 중소기업에 1년6개월 동안 다니다가 최근 KOG로 이직했다. 연고가 없는 대구에 선뜻 취업을 하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았지만 회사에서 주거를 지원해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을 굳혔단다. 그는 활발한 기업문화가 가장 마음에 든다고 했다. 정씨는 “게임업계가 다른 업종에 비해 의사소통 구조가 수평적이라고 하는데 실상 그렇지 않은 곳이 많다. 이곳은 친분에 따라 호칭을 자유롭게 부를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씨의 동기 임수빈씨(여·24)는 ‘꿈의 직장’이 허상에 가깝다는 이야기를 들어 불안감이 컸다. 하지만 입사 후에는 복지혜택이나 사내 분위기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 그는 “회사에서 살 곳을 마련해줘 부담이 적다”고 했다.

거주 지원은 KOG의 대표적 복지혜택이다. 입사하면 1년 동안 회사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원룸의 보증금·월세·관리비를 전액 지원해준다. 이후에는 4년차까지 대구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금 20만원을 매달 지급한다. 이런 이점으로 직원 200명 가운데 70% 정도가 타지인으로 구성돼 있다. 청년 외지유출이 중심 어젠다로 떠오른 대구에서 몇 안 되는 유입 사례다. 대구시는 역외유출 청년 중 70% 이상이 일자리 때문에 빠져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 인사팀 조선영 과장(여·32)은 “직장 때문에 자취하게 될 경우 월 50만원 이상 고정적으로 지출된다. 때문에 거주 지원만으로도 부담이 확 줄어든다. 숙소 지원은 2007년부터 12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밖에 회사 근처 헬스장 이용과 사우나, 요가, 스피닝 등도 무료 지원해주고 매년 게임과 도서 지원비 120만원도 지급한다. 모두 2천800만원 연봉과 별도다. 입사 3년, 6년차에는 닷새간의 리프레시 휴가와 휴가비 100만원이 지급된다. 9년차부터는 리프레시 휴가 열흘과 휴가비 200만원을 지원한다. 역시 연차 15일과 별도다. 사내 카페테리아에선 여러 종류의 음료와 제철과일 등 다과가 무료 제공된다. 한우 안심스테이크와 갈비탕 등으로 구성된 식사도 세끼 무료 제공된다. 전신안마기와 PC방은 언제든 사용할 수 있다. 지난해 4월부터는 출근시간을 오전 9시에서 오전 10시로 1시간 늦췄다. 출·퇴근 러시아워를 피하고 자녀들을 등원·등교해주는 직원들을 배려한 것이다.

◆직원 복지와 기업문화는 업무 효율을 높인다

KOG는 수도권이 아닌 대구에서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장해온 중견 게임업체다. 해외에서 인기가 높아 미국 얼바인과 필리핀 마닐라에는 법인까지 두고 있다. 2000년 5월 물리엔진(물체의 움직임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기술)을 기관 등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으로 시작, 한국의 대표 게임업체 중 한 곳이 됐다. 직원 수는 5명에서 200명으로 늘었다. 큰 인기를 얻은 ‘그랜드체이스’는 2003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해 2015년까지 운영했다. 12년간 해외 15개국에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브라질과 인도네시아에선 인기게임으로 등극했다. 후속작 ‘엘소드’는 2007년부터 11년째 서비스 중이다. 대만에서 2년 연속 인기게임으로 이름을 날렸다. KOG에서 만든 게임을 즐기는 전 세계 유저(User) 수는 4천800만명에 이른다. PC게임 그랜드체이스는 모바일 버전으로 다시 서비스를 시작, 출시한 지 일주일도 안돼 구글 플레이에서 2위, 앱스토어에서 1위를 기록했다. 올해 말 출시 예정인 야심작 ‘커츠펠’은 벌써부터 해외에서 주목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게임업계에서 이처럼 견고한 성장이 가능했던 것은 높은 수준의 직원 복지와 남다른 기업문화 덕분이다. 복지 수준이 훌륭하다고 해서 기업이 직원에게 ‘복지’를 마구 퍼주는 것은 아니다. 일을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 함께 일하는 것이다. KOG의 복리후생은 직원의 능률을 올려 궁극적으로 회사의 이익을 얻는 데 목적을 둔다. 비효율적 관행은 없애고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에 치중한다. 모든 직원이 서로를 형·누나·동생으로 부르는 데에는 마음이 맞는 동료와 좋은 분위기에서 일해야 능률이 높아진다는 복안이 담겨 있다.

KOG는 근로시간 단축에 맞춰 탄력근무제를 운영한다. 게임회사는 특성상 게임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지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문제가 생기면 대응하기 때문에 야근이 잦다. KOG도 야근근로가 문제가 되자 하루 8시간만 자유롭게 출근하는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채용 방식도 효율성을 따진다. 당초 사회공헌 차원으로 게임개발자를 교육해 회사를 이끌어갈 인재를 육성했으나, 지난해 말부터 실무에 뛰어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재를 채용하는 ‘정규직 전환형 인턴사원’ 모집으로 전환했다. 신규직원을 게임개발자로 교육시키는 과정이 효율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 대신 ‘대구 게임 아카데미’로 국비지원 인재양성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조선영 과장은 “KOG는 철저히 능력 위주로 직원을 채용하고 관리한다. 학력·나이·성별·어학성적·자격증·공모전 수상 경력 제한이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직원 복지에 신경쓰는 만큼 성과 위주 평가로 능률을 확인하고 보상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Copyrights ⓒ 영남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