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형 공유경제를 찾다 .2] 도입 필요성

  • 이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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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19 07:23  |  수정 2018-07-19 08:59  |  발행일 2018-07-19 제8면
사무실 비용부담 줄이는 ‘공유오피스’ 창업 활성화 대안으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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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을 육성하는 대구 중구 ‘북성로허브’는 건물 내 유휴공간을 기업들과 공유하면서 소통과 혁신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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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26년째 전국 꼴찌, 청년실업률 전국 1위, 마이너스 경제성장률…. 대구의 경제 현주소는 암울하기 짝이 없다. 더욱이 비경제활동인구 증가와 저출산, 빠른 고령화 등은 미래 발전 가능성마저 어둡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새로운 경제활성화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공유경제다. 정부도 최근 공유경제를 저성장시대의 대안적 경제로 보고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부산·광주·대전 등 광역지자체도 3~4년 전부터 공유경제를 도입하는 추세다.투자와 일자리 창출의 잠재력을 가진 공유경제가 대구에도 새로운 활력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 설홍수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은 “대기업 부재, 외부 투자요인 미흡, 고령화 진전 및 청년층 인구 유출 등의 문제가 대구 경제발전의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이에 공유경제 도입을 통한 경제활성화를 검토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북성로허브 등 공유오피스 늘어나

대구기 중구 북성로 끝자락에 위치한 ‘북성로허브’는 사회적기업가를 육성하는 공간이다. 이들이 초점을 맞추는 건 ‘공간의 공유’다. 한 해 30여 개의 사회적기업을 선정해 이들이 언제든 찾아와 사무공간을 사용하고 멘토링 받을 수 있도록 한 것.

최근 방문한 북성로허브 2층 사무실 한켠에는 널다란 회의실이 마련돼 있었다. 10여 명이 충분히 둘러앉을 수 있는 테이블과 모니터가 갖춰져 있는, 여느 회사 회의실 못지않은 공간이다. 다양한 기업들이 이곳을 찾아 자유롭게 회의·미팅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공간 공유가 소통·혁신으로 이어져
보증금 없이 한달 대여료 50만원선
사업 도전하는데 금전적 부담 덜어

대구시 공유경제 타지역에 뒤처져
사회적기업 육성 등 잠재력은 충분



3층으로 올라가자 햇볕이 쏟아져 들어오는 테라스와 2층 회의실 4~5배 크기의 강의실이 눈에 띄었다. 옛 건물의 서까래 등을 그대로 살려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곳도 시간대별로 저렴한 비용을 내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전충훈 <사>공동체디자인연구소 대표는 “2014년 개소식을 할 때부터 이곳을 ‘공유공간’으로 선포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공간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며 “임대료 등 사무실 초기 구성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기업들에 남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단순히 공간을 공유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이곳을 함께 사용하면서 소통과 혁신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는 공유오피스가 이미 크게 활성화된 지 오래다. SK C&C는 지난 5월 경기 성남시 분당 사옥 4개층을 ‘공유오피스’로 전환하기도 했다. 조직별로 나눠져 있던 직원들의 고정 자리를 없애고, 업무 필요에 따라 공유오피스 내 좌석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협업과 소통을 지향하는 개방·수평적 공간을 만드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는 게 SK C&C의 설명이다.

대구에도 첫 공유형 사무실인 빅워크 스페이스를 비롯해 10여 개의 업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대표는 “오피스 공실률 증가 및 산업구조 변화가 1인 기업이나 프리랜서의 증가와 맞아떨어지면서 대구에도 공유오피스들이 조금씩 자리잡고 있다”면서 “한 달 대여료가 50만원 정도고 보증금이 없어 사업에 도전하는데 있어 금전적인 부담이 크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네트워크 등 잠재력 풍부

대구는 타 지자체에 비해 공유경제 관련 정책이 미흡한 편이다. 서울은 2012년, 부산과 경기 등은 2014년 공유 촉진 조례를 제정해 공유단체 및 기업 지원에 대한 인식 확산, 법규 및 제도 개선, 국내외 공유 관련 단체·기업·기관 간 협력 등을 추진해오고 있다.

대구의 경우 2015년 ‘사회적경제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는 등 뒤늦게 사회적경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회적경제는 삶의 질 향상과 공동체 기능 회복, 빈부격차 해소 등 사회적 가치 실현을 목적으로 한다. 일자리나 투자 창출 등 경제적인 효과가 뚜렷한 공유경제와는 조금 성격이 다르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구가 공유경제 발전에 충분한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전기차 선도도시로서 전기차 공유를 통한 보급과 산업 육성을 도모할 수 있고 숙박 공유를 통해서는 지역 MICE 산업에서 문제로 지적되는 부족한 숙박문제 해결도 가능하다는 것.

설 연구위원은 “공유경제는 경제적·비경제적 혜택과 온라인이라는 확장력, 젊은 소비세대의 반응 등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다”며 “대구도 지역적 동질감과 응집된 사회적 네트워크 등으로 공유경제에내외 잠재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구시 차원의 공유자원에 대한 세밀한 조사와 함께 시 소유 자산을 공유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글·사진=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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