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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에 숨막혀…팔뚝만한 잉어도 배 드러낸 채 ‘헐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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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승규기자
  • 2018-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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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강정고령보 가보니

깊이 가늠 힘든 혼탁에 비릿한 악취

조류경보 ‘경계’…먹는물 불안감

환경단체 ‘보 수문 개방’ 촉구 성명

환경청 “고도정수처리…문제 없어”

낙동강 강정고령보 상류 선착장 일대가 녹조로 뒤덮여 신음하고 있다.
“강물이 조금씩 진녹색으로 변하고 있어요.” 5일 오전 11시 대구 달성군 다사읍 낙동강 강정고령보 상류 선착장. 멀리서 보면 옥색을 띠던 강물이 가까이 갈수록 점점 초록색으로 변해 갔다. 유속이 빠른 구간에서는 악취가 덜한 펄과 모래톱 등이 관찰됐다. 반면 물 흐름이 더딘 곳에는 세탁 세제 분말을 뿌려 놓은 것처럼 녹색 알갱이로 가득 차 한뼘 깊이조차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혼탁했다. 바위 주변은 진녹색 녹조 찌꺼기, 수초, 쓰레기 등이 뒤엉켜 비릿한 악취를 풍겼다. 팔뚝만 한 잉어는 허연 배를 드러낸 채 썩은 부유물 틈에 끼여 가쁜 숨을 헐떡였다.

강정고령보 하류도 녹조의 흔적이 곳곳에서 쉽게 목격됐다. 강 주변에는 녹조 덩어리와 길게 늘어진 녹조 띠가 보였고, 물이 강변과 부딪힐 때마다 탁한 거품이 일었다. 휴일을 맞아 화원읍 낙동강변 생태탐방로(화원동산 앞)에 산책 나온 일부 시민은 녹조의 매캐한 냄새 때문에 발길을 바로 돌렸다. 녹조 낀 강에 낚시하러 온 낚시꾼도 눈살을 찌푸렸다. 낙동강 일원에서 40년간 낚시를 했다는 최모씨(67·달서구 이곡동)는 “녹조가 보이면 낚싯대를 던져놔도 입질 한 번 받기 힘들다”며 “강정고령보 설치 전에는 잉어와 붕어를 많이 잡았는데, 지금은 예전의 절반 수준밖에 안 되고 물고기도 힘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40℃에 육박하는 더위가 연일 지속되면서 영남의 젖줄 낙동강에도 ‘녹조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지난 1일 강정고령보 구간에 내린 조류경보 ‘관심’단계를 ‘경계’로 격상해 발령했다. 이 구간의 경계 단계 발령은 올해 처음으로, 지난해 첫 발령일인 6월14일보다는 48일 늦다. 대구환경청이 최근 조류경보 조기발령을 위해 긴급 모니터링을 한 결과, 강정고령보에서는 유해남조류 세포수가 지난달 28일 기준 2만4천156cells/㎖, 30일 1만9천620cells/㎖로 경계 단계 발령 기준(2회연속 1만cells/㎖ 이상)을 넘어섰다.

대구환경청은 강정고령보 구간의 조류 증식 원인으로 7월 초 장마 이후 계속된 폭염(대구 평균 33.1℃, 최고 39.2℃)과 수온 상승으로 조류가 번식하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환경청은 8월에도 녹조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구환경청 관계자는 “기상청의 월간 예보를 살펴보면 8월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고,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다고 했다. 이는 녹조가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라며 녹조 확산을 우려했다.

이 때문에 대구환경청은 가축분뇨 등 녹조 유발 오염원을 점검하는 한편, 드론을 이용한 항공감시와 현장순찰을 강화하는 등 조류발생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관련 기관에는 친수활동(수상스키·수영), 어패류 어획·식용, 가축 방목 등에 대해 자제를 권고하는 지침을 전달했다. 또 조류 발생에 따른 주민의 불안감을 덜고자 조류 분석결과는 물환경정보시스템(http://water.nier.go.kr), 수돗물 검사결과는 국가상수도정보시스템(http://www.waternow.go.kr)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먹는 물 안전에 불안감을 나타내며 녹조 해결을 위한 ‘보 수문 개방’을 촉구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5일 성명서를 통해 “낙동강에 대량 증식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의 일종인 ‘마이크로시스티스(남조류)’가 무서운 이유는 그 속에 ‘마이크로시스틴’이란 맹독성 물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를 없애기 위해선 하루빨리 낙동강 보의 수문을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구지방환경청 관계자는 “낙동강 하천수를 취수하는 관내 취·정수장(구미, 대구 문산·매곡, 고령)은 활성탄과 오존을 이용한 고도정수처리시스템이 완비돼 있어 유해남조류의 독성물질과 냄새물질 처리에 전혀 문제없다”며 “시민이 먹는 물에 관한 한 불편함이 없도록 관련 기관과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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