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號, 2연패 ‘꽃길’ 걷겠다더니 ‘가시밭길’

  • 명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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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20   |  발행일 2018-08-20 제26면   |  수정 2018-08-20
17일 말레이에 충격적 패배
조 1위 놓치며 예상밖 전개
오늘밤 9시 키르기스스탄戰
이겨도 조 2위로 본선 진출
사우디·이란 중 16강 일전
김학범號, 2연패 ‘꽃길’ 걷겠다더니 ‘가시밭길’

아시안게임에 출전중인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이 가시밭길 앞에 섰다. 축구 대표팀은 지난 17일 조별 예선 2차전 말레이시아와의 경기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1-2로 졌다. 만약 말레이시아를 꺾었다면 조 1위로 16강 진출을 확정한 뒤 여유롭게 키르기스스탄과 3차전에 대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한국은 조 3위로 떨어질 수도 있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정예 전력을 가동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게다가 말레이시아에 패하면서 키르기스스탄에 승리를 거두더라도 조별리그 E조에서 2위까지밖에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승점이 같으면 승자승 원칙이 먼저 적용돼서다. 따라서 앞으로 한국 앞에 놓인 길은 형극의 길이나 다름없다.

16강부터 만날 팀들이 E조 1위를 했을 때보다 어려운 상대가 많을 뿐만 아니라 16강전 날짜도 조 1위에 비해 하루 이른 23일에 치러야 해 휴식시간도 하루 줄게 된다. 한국이 16강에서 상대할 팀은 F조 1위다. 현재 F조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나란히 1승1무(승점 4)로 동률을 이루고 있다. 두 팀은 1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고, 20일 이란은 미얀마와, 사우디아라비아는 북한과 각각 조별리그 최종전을 펼친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나란히 승리하면 두 팀은 승점과 상대전적이 같아져 골득실로 조 선두를 결정한다. 이마저도 같으면 다득점을 따진다.

한국으로선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모두 껄끄러운 상대다. U-23팀과는 성향이 다르지만, 한국 A대표팀의 경우 역대 전적에서 이란(9승8무13패)과 사우디아라비아(4승7무5패)에 모두 뒤지며 열세를 보여왔다. 올림픽 대표팀간 전적에서는 한국이 이란(4승1무2패)과 사우디아라비아(3승3무)에 앞서고 있는 게 그나마 다행이지만 쉽지 않은 상대들이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는 1차전에서 서로 비기고 2차전에서 각각 북한과 미얀마를 상대로 무실점에 3골씩을 꽂을 만큼 강한 화력을 보여줬다.

한국이 16강을 통과할 경우 우승후보로 손꼽히는 우즈베키스탄과 만날 가능성이 높다. 올해초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우즈베키스탄은 조별리그 B조에서 2연승을 거두고 일찌감치 1위를 확정했다. 1차전에서 방글라데시를 3-0으로 물리친 우즈베키스탄은 2차전에서 카타르에 6-0 대승을 거두며 화끈한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16강전에서 A·C·D조 3위팀과 맞붙을 예정이어서 손쉽게 8강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D조의 일본이 베트남을 따돌리고 조 1위를 차지한다면 한국은 4강에서 한일전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

E조 1위를 놓친 한국은 ‘꽃길’ 대신 첩첩산중 험한 길을 스스로 걸어간 모양새가 됐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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