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종전선언 빅딜…북한 9·9절이 분수령

  • 입력 2018-08-21 07:35  |  수정 2018-08-21 08:59  |  발행일 2018-08-21 제14면
시진핑 방북 대미 지렛대로 활용
폼페이오와 회담서 논의 진전땐
남북 간 경제 협력 등 탄력 받아
성과 없으면 한반도 정세 급랭
미-중 전략경쟁 파고 직면할듯
20180821
볼턴 보좌관은 19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곧 이뤄질 것이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면담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북한 70주년 정권수립 기념일(9·9절)을 전후로 한반도 정세 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신년사 이후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 안팎의 ‘대변화’가 이뤄졌으나 최근 2개월여 ‘휴지기’를 거친 가운데 9·9절이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방북이 굴곡의 방향과 크기를 좌우할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작금의 상황을 종합해보면 핵무기·물질의 신고·사찰과 종전선언을 놓고 미국과 줄다리기를 벌여온 북한은 9·9절을 계기로 외교적 성과를 기대하고 있어 보인다. 북한은 무역·안보 사안을 두고 미국과 첨예한 갈등을 빚는 중국을 대미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기색도 엿보인다. 현재로선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순으로 예상되고 시 주석의 9·9절 방북 가능성이 대두된다.

무엇보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에 방북해 종전선언과 핵 신고·사찰 논의에 성과를 낼지가 차후 한반도 정세의 중요한 풍향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정부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은 이번이 네 번째인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 대해 대체로 신중한 전망을 하고 있다.

지난 12일 판문점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가 북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만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 측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앞두고 모종의 제안을 했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으나 앞으로 북미가 어떤 판단을 할지를 점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근래 존 볼턴 미 백악관 보좌관이 폼페이오 장관의 조만간 방북을 기정사실로 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예견한 가운데 ‘큰 진전’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그 반대의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폼페이오 장관 방북 계기에 종전선언과 핵프로그램 신고를 포괄하는 합의가 도출될 경우 9월 중 개최될 북중정상회담 및 남북정상회담을 거쳐 9월18일(현지시각) 개막할 유엔 총회(뉴욕) 등을 기회로 종전선언이 이뤄지거나 종전선언의 일정 관련 합의가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그럴 경우 남북관계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와 철도, 도로 연결 사업 등을 비핵화와 연계해 대북제재 예외 인정에 신중한 기색을 보여온 미 행정부가 입장 변화를 보인다면 남북관계에도 순풍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불발 또는 방북하더라도 빈손 귀국이 된다면 한반도 정세는 복잡하게 흐를 수 있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현재 ‘무역전쟁’으로 치달아온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의 불길이 한반도 문제로 옮아 붙을 수 있다는 점이다. 차후 북미 관계가 꼬인다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시 주석의 방북과 그에 따른 북중정상회담을 겨냥해 중국 배후론을 본격화하면서 미중 갈등과 대립의 축으로 몰아갈 수 있고, 그로 인해 남북 및 한중관계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 대목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어떤 ‘9·9절 구상’을 하는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올해 첫날 신년사 육성연설을 통해 “새해는 우리 인민이 공화국 창건 70돌을 대경사로 기념하게 되고 남조선에서는 겨울철 올림픽경기 대회가 열리는 것으로 하여 북과 남에 다 같이 의의있는 해"라면서 평창동계올림픽과 70주년 9·9절의 의미를 특별히 강조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정권수립 70주년에 즈음해 종전선언이라는 외교적 성과를 만들고, 국제사회의 관심 속에 9·9절 행사를 성대하게 치르려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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