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잉카 곧 뜨는데…안전은 어떻게?…美 ‘샘슨 스위치블레이드’ 올해 출시 예정

  • 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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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9-15 07:52  |  수정 2018-09-15 08:52  |  발행일 2018-09-15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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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출시될 플라잉카 ‘스위치블레이드’.

1997년에 개봉한 영화 ‘제5원소’는 프랑스의 뤼크 베송 감독이 최초로 시도한 과학영화다. 배경은 2259년 뉴욕이다. 주인공 브루스 윌리스는 하늘을 나는 택시를 몰고 하늘 높이 솟은 고층빌딩 숲에서 경찰과 추격전을 펼친다. 당시만 해도 하늘을 나는 자동차(플라잉카)가 줄지어 빌딩 사이를 유영하는 모습은 낯설었다. 하지만 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실생활에 밀접하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

◆이제 자가 비행차 시대…올 4월 플라잉카 시판

올해 출시될 예정인 플라잉카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샘슨스카이는 지난 7일(현지시각) 플라잉카 ‘샘슨 스위치블레이드’의 예약판매 대수가 800대를 넘었다고 발표했다. 샘슨스카이는 미국 오리건주에 본사를 둔 자동차 제조사 샘슨모터스의 자회사다. 스위치블레이드는 바퀴가 3개(앞바퀴 1개, 뒷바퀴 2개)인 삼륜차라는 점을 제외하면 외관은 여느 스포츠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뒷좌석에는 골프백이 들어갈 정도의 트렁크가 있다. 차량 뒤엔 낙하산도 부착돼 있다. 평상 시에는 삼륜 자동차의 모습이고 비행기로 형태가 바뀔 때는 접혀 있던 좌우 날개가 펴지고 꼬리 날개도 모습을 드러낸다. 날개가 모두 펴지는 시간은 3분 내외다. 길이는 6.2m, 날개를 모두 폈을 때 너비는 8.2m에 이른다. 샘슨모터스의 기술은 기존 플라잉카 개발을 선언했던 기술보다 진일보한 것은 아니다. 수직 이·착륙 기술 등을 도입하지 않고 활주로를 주행하다가 비행하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유럽선 5년 내 항공택시가 승객 태우고 오갈듯
주요업체, 수직이착륙·자율주행 등 기술 선봬

상용화 전 탑승객·시민안전 위한 대책마련 관건
부품 오작동땐 어떤 불상사 발생할지 알 수 없어
전문가들 “최소 1천시간 이상 시험비행 해봐야”



비행하려면 인근 공항을 방문하고 항공당국으로부터 이·착륙 허가를 받아야 한다. 운전자는 비행면허·운전면허 모두 취득해야 한다. 스위치블레이드는 대량생산 방식이 아니라 주문제작시스템이다. 미국 연방정부 손해배상책임조항에 따라 차량의 절반 이상(51%)은 자동차 소유주가 직접 조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샘슨모터스는 샘슨조립지원센터 빌딩에서 조립을 지원한다. 스위치블레이드의 기본 가격은 구입자가 직접 조립하는 키트 기준으로 12만달러(1억3천500만원)이며, 전 세계 24개국, 미국 내 46개주에서 예약 판매한다.

◆공중교통수단 상용화에 앞서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

하늘을 나는 택시(항공택시)도 조만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최근 유럽의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의 프로젝트팀은 “항공택시가 5년 내에 세계 대도시와 주요 공항들에 승객을 태운 채 오가고, 항공택시 예약은 스마트폰으로 택시를 예약하는 것만큼 쉬울 것이다. 이는 도시의 이동 체제를 송두리째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에어버스의 무인 항공택시는 수직으로 이착륙한다. 활주로가 필요하지 않아 좁은 도심에서의 항공이 자유롭다.

수직 이착륙 기술을 활용한 전기 항공택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는 독일의 볼로콥터 역시 드론과 헬리콥터를 결합한 볼로콥터를 내놓는다. 지난해 9월 시운전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향후 5년 내 상용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중국 광저우의 드론업체 ‘이항’은 항공택시 ‘이항184(EHang 184)’을 최근 개발했다. 이 항공택시는 4개의 축에 프로펠러 8개가 달린 쿼드콥터로 저고도 중단거리 항공 교통수단이다. 드론 이름에 있는 숫자 184는 1명의 승객, 8개의 프로펠러, 4개의 팔을 의미한다. 비행 기술과 자율주행 기술을 결합해 조종사가 없다. 승객이 혼자 탑승해 목적지를 설정하고 출발 단추만 누르면 된다. 이미 두바이 상공에서 시험 비행을 마쳤다. 2016년 1월 세계 최초의 유인 드론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에서 첫선을 보인 지 불과 1년 만이다.

항공택시 상용화가 점차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기술 외적인 측면에서 항공교통수단 문제를 바라볼 필요성도 생겼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세계 개인 비행체(PAV) 시장이 2030년 25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플라잉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정보통신기술(ICT) 업체와 자동차 제조사 간 경쟁도 뜨겁다. 차세대 운송 수단 패러다임 변화에 선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문제다. 시스템이 장애를 일으켰을 때 탑승객과 시민 안전을 위해 어떤 대응을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부품 오작동 시 자동착륙시스템을 갖췄거나 공항 관제시스템 같은 지휘센터가 하루 24시간 가동할 예정이라고 해도 정식 운항때 어떤 불상사가 발생할지 알수 없기 때문이다. 운항에 앞서 최소한 1천시간 이상 시험비행을 해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플라잉카와 항공택시가 상용화되기 전에 별도 교통법규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플라잉카를 운전하려면 기존 운전먼허증 외 조종 면허가 필요한데, 면허 발급기준을 제시하기 위해선 교통 법규 마련이 불가피해서다. 도로 주행 기능도 갖춘 플라잉카는 엄밀히 말해 항공택시로 개발되고 있는 수직 이착륙기와는 다른 개념이다.

특히 항공택시는 미래의 도시교통 해법으로 떠오르는 탓에 안전문제가 많이 대두된다. 항공택시가 부를 소음과 바람, 사고 시 위험 때문이다. 항공택시는 하늘에서 추락하지 않기 위해 상당한 하방압력(downward force)을 만들어야 한다. 지상에 바람과 소음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또 공중에서 사고라도 나면 많은 파편들이 떨어져 치명상을 입을 위험도 있다. 도로교통 문제를 해결하려다 더 큰 사고를 부르는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더구나 이 항공택시는 도로 같은 특정 공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다닌다. 도시교통난 해소를 위한 해법으로 땅속 개발을 들고 나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의 머리 위에서 많은 것들이 윙윙거리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불안감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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