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당권주자 모두 법조인출신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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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15   |  발행일 2019-02-15 제5면   |  수정 2019-02-15
누가되든 나원내대표와 ‘투톱’율사출신
법질서·보수기조 성향 맞아 몰리는 듯
“정치하면서 냉철한 판단 상실” 우려도

‘자유한국당은 율사(律士) 출신을 좋아해~’

한국당 차기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2·27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당대표 후보 3인이 공교롭게도 모두 ‘법조인’ 출신이란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당대표 후보 3인의 이력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이들 모두 사법시험을 통과해 법조인 생활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기호 1번 황교안 후보는 검사 출신으로 법무부 장관을 지냈으며, 기호 2번 오세훈 후보는 대중의 인기를 얻으며 변호사로 활동했다. 기호 3번 김진태 후보 역시 검사 출신이다.

최근 불출마 선언을 하기는 했지만, 앞서 당권에 도전했던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구을)도 판사 출신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직전 당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표도 검사 출신 변호사이고, 현 나경원 원내대표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판사 생활을 했다.

한국당이 법조인 출신을 특히 선호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더불어민주당 등 다른 정당에도 법조인 출신 정치인이 적지 않지만, 한국당의 경우 당내 지도부나 차기 대권 주자 명단에 유독 법조인 출신이 많다.

이를 두고 사회적 약속인 법률을 수호하고 해석하는 일을 하는 법조인들이 질서와 균형, 원칙을 중요시하는 보수정치와 성향이 잘 맞을 수 있다는 일각의 분석이 나온다. 한국당이 계파 정치와 대통령 탄핵 사태 등으로 많이 망가졌지만, 어찌됐든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보수정당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법조인 출신이 포진하고 있는 한국당은 과연 당내 규범인 ‘당헌·당규’를 잘 지킬까. 여기에 대해선 당 안팎에서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당 운영의 기본이 되는 당헌·당규를 어기거나 오락가락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는 것.

물론 당헌·당규를 두고 치열한 해석 논쟁이 일기도 하지만 대부분 ‘정무적 판단’으로 논쟁은 귀결돼 버리고 만다.

예를 들어 대구의 한국당 소속 한 유력 정치인은 현행법 위반으로 중앙당 윤리위원회 회부 대상이지만, 한국당은 수개월째 팔짱만 끼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당 내부에선 “당헌·당규는 (정치적) 힘 있는 자에겐 솜방망이, 힘 없는 자에겐 불방망이”라는 푸념이 나온다.

일부 법조인 출신 정치인 중에는 정치를 하다가 법조인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냉철한 판단력’을 잃어간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의 한 법조인은 “정계 진출 법조인 중 일부는 말 많고 탈 많은 정치판에서 점점 법조인의 덕목을 잃어가는 것 같다”며 “여야를 떠나 법조인 출신 정치인들조차 법과 원칙을 무시하거나 헌법적 가치를 위배해 선동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씁쓸하다”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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