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생 증후군’ 저자의 퇴사기록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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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23   |  발행일 2019-02-23 제16면   |  수정 2019-02-23
‘모범생 증후군’ 저자의 퇴사기록
사과집 지음 / 라이스메이커/ 252쪽/ 1만3천800원

장강명 작가가 낸 책 ‘당선, 합격, 계급’은 공채 시험의 이면을 신랄하게 다뤄 화제가 됐다. 그는 책에서 대규모 공채 시험을 통해 채용하는 기업들의 공채 제도를 조선시대 과거제도에 비유했다. 여러 절차를 거쳐 공채 시험을 통과한 이들이 진짜 조직에 필요한 인재인지 의문인, 사회적 낭비가 큰 제도라는 것이다.

어렵게 입사한 사람들은 퇴사도 쉽게 결정한다.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보다 어렵다’는 취업난을 겪고 있지만, 회사를 떠나는 이들의 비율은 적지 않다. 대졸 신입사원의 1년내 퇴사율은 28% 정도. 어려운 관문을 거쳐 회사를 들어갔는데 왜 떠나는 것일까. ‘당선, 합격, 계급’이 객관적 사실을 통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공채제도를 짚어봤다면 이 책은 한 개인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스스로를 ‘모범생 증후군’에 걸린 장녀로 살았다고 표현한다. 그저 주변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을 정도로 살아왔고, 취업 또한 마찬가지였다. 어디든지 붙여만 준다면 아무 곳이나 가도 상관없었다. 무엇을 하고 싶다는 것도 특별히 없었다. 저자는 대기업에 입사해 만 3년을 다녔지만, ‘나는 여기서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머릿속에서 지우지 못했다.

이 책에는 맞지 않는 옷을 입었던 저자의 고군분투가 담겨있다. 그는 스스로를 ‘공채형 인간’이라 표현한다. 나쁘지 않은 학력에 자신을 잘 포장한 자소서를 쓰고, 꾸며낸 사교성으로 어렵지 않게 면접을 통과하지만, 실제 일을 하면서 깨닫게 된 건 자신에게 전문성이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처음 회사원이 되고 느낀 단상부터 ‘공채형 인간’인 자신이 결국 퇴사하기까지의 기록을 담아낸다. 뿐만 아니라 퇴사 이후 더 나은 삶을 찾아 헤매는 과정도 이야기한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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