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로 인공각막 성공 생체 적합하고 투명성 확보

  •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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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5-15 07:34  |  수정 2019-05-15 07:34  |  발행일 2019-05-15 제9면
포스텍·경북대 의대 공동연구팀 ‘성과’
평균 6년 기다리는 이식 대기자에 희망

[포항] 국내 연구진이 3D프린터를 이용해 사람 눈과 비슷한 인공각막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포스텍은 14일 기계공학과 조동우·창의IT융합공학과 장진아 교수팀이 경북대 의대 김홍균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탈세포화된 각막 조직과 줄기세포를 섞어 만든 바이오잉크를 사용해 3D 프린팅 기술로 인공 각막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각막은 까만 눈동자 표면을 덮는 얇은 막으로 외부 환경으로부터 눈동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빛을 가장 먼저 받아들이기 때문에 투명해야 하고 눈동자 움직임에 따라 움직이고 탄력이 있어야 한다.

각막이 심하게 손상되면 이식을 해야 하지만 평균 6년 이상을 기다려야 각막을 기증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많은 과학자가 인공 각막 개발을 위해 노력해 왔다. 기존 인공각막은 돼지 각막을 사용하거나 합성 고분자 등 화학물질을 섞어 만들어 이식 후 눈과 잘 융합되지 않거나 불투명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지난해 인간 줄기세포로 인공각막을 대량 생산하는 데 성공했지만 투명하게 만들지는 못했다. 또 콜라겐 섬유로 된 격자 무늬가 촘촘하게 자리한 각막 내 격자 패턴을 모사하려는 연구가 많았지만 복잡한 제작 과정과 체내 독성 물질 사용으로 각막 이식체로 사용하기는 힘들었다.

이에 연구팀은 각막 내 격자 패턴을 3D 프린팅 과정에서 생성되는 전단 응력을 이용해 만들었다. 소재도 실제 각막 조직과 동일한 세포외 기질과 줄기세포를 섞어 바이오잉크 재료로 만들면서 생체 적합성을 확보했다.

토끼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연구팀이 만든 인공 각막은 이식 4주 만에 실제 인간 각막의 구조와 유사한 격자 패턴을 생성·유지해 투명한 특성을 잘 보유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장진아 교수는 “3D 프린팅 때 발생하는 응력을 이용해 각막 미세 구조를 모사해 체내 안정성과 투명성을 모두 확보한 연구”라며 “각막 대체제로 상용화된다면 각막 이식을 기다리는 사람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바이오패브리케이션지 최근호에 실렸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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