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설움’이 윤성환·김상수 에이스 본능 깨웠다

  • 명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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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5-17   |  발행일 2019-05-17 제19면   |  수정 2019-05-17

설움을 얼마나 곱씹었던 걸까. 지난해 FA 시장에서 친정인 삼성 라이온즈에마저 찬밥신세(?)를 당했던 윤성환, 김상수가 올시즌 팀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팀에 보란 듯이 연일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고 있다.

윤성환, 팀 최고 성적 ‘승승장구’

노쇠화 혹평 견뎌내며 전훈서 칼 갈아
시즌 7경기 등판 QS 5회·완봉승 기록

‘FA 설움’이 윤성환·김상수 에이스 본능 깨웠다

2017시즌까지 5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순항해오던 윤성환은 생애 두번째 FA를 앞둔 2018시즌에 ‘커리어 로우’를 기록했다. 5승9패 평균자책점 4.28에 그치면서, 프로선수로서는 치명적이라 할 수 있는 ‘노쇠화’라는 혹평까지 들어야 했다. 윤성환은 시즌을 마친 후 FA를 선언했다. 그러나 시장은 그를 눈여겨 보지 않았다. 전지훈련 시작 직전까지도 감감무소식이었고, 결국 친정인 삼성이 제시한 ‘1년 최대 10억원’이라는 조건에 사인해야 했다. 보장액(4억원)보다 인센티브(6억원)가 더 큰, 불리한 조건이었지만 윤성환도 별 수 없었다. 그는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캠프에서 인터뷰 요청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개인훈련에 몰두했다.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지만, 묵묵히 칼을 갈았다. 윤성환은 시즌에 돌입하자 노쇠화라는 혹평을 말끔히 지워버리고 다시 팀 에이스 자리를 꿰찼다. 16일 현재까지 7경기에 등판해 2승1패 평균자책점 2.93으로 선발진은 물론 마운드진을 통틀어 가장 좋은 기록을 올리고 있다. 올시즌 마지막까지 윤성환에게 기대를 해도 무리가 없을 듯 보인다. 연일 기복없는 피칭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7차례의 선발등판에서 5차례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나머지 2차례는 5이닝에 그쳤지만, 모두 3실점 이하로 틀어막으면서 선발투수로서 역할에 충실했다. 특히 지난 8일 대구 NC전에서는 무사사구 완봉승을 기록했다.


김상수, 5년 만에 ‘도루왕’ 도전장

3년 18억 계약 후 독기 품고 ‘와신상담’
시즌 도루 성공률 100%·결승 솔로포도

‘FA 설움’이 윤성환·김상수 에이스 본능 깨웠다

김상수는 생애 첫 FA를 앞둔 2017시즌에 발목 부상을 당해 대부분의 시간을 재활군에서 보내면서 FA 신청자격을 잃었다. 더욱 서러운 것은 2018시즌 연봉이 직전해보다 무려 7천만원이나 삭감(3억1천만원에서 2억4천만원)된 것이었다. 절치부심하며 2018시즌을 맞았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그대로 FA신청을 했지만 자연히 찬밥이 됐다. 김상수는 FA 대상자 중 유일한 20대 선수였음에도 결국 3년 총액 18억원에 계약했다. 그동안 팀에 이바지했던 점을 감안해도 너무 초라한 금액이었다. 상황은 더 나빠졌다. 팀이 2차 드래프트에서 동갑내기 유격수 이학주를 영입해 포지션을 2루로 옮겨야 했다. 윤성환과는 달리 김상수는 오키나와 전지훈련 캠프에서 팀에 섭섭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오키나와 전지훈련 캠프 당시 김상수는 “원 소속팀인 삼성에 남아서 기분 좋지만, 계약(수준)은 썩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다르게 생각하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서 좋은 마음으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독을 품은 김상수는 자신이 말한대로 그 독을 자양분으로 만들었다. 현재 ‘테이블세터’진에서 누구보다 영양가 있는 밥상을 차리고 있다. 지난 14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3-3으로 맞선 10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결승 솔로아치를 그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12차례의 도루에 성공한 김상수는 이 부문에서 1위에 올라있다. 성공률이 100%다. 김상수는 2014년 이후 5년 만에 도루왕에 도전할 참이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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