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공연장 시민 문화향유 차원 대부분 3만원 넘지 않아

  • 최미애 유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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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5-25   |  발행일 2019-05-25 제5면   |  수정 2019-05-25
대구 공연 티켓가격 책정 기준
공공 공연장 시민 문화향유 차원 대부분 3만원 넘지 않아
대구 동성로의 소극장에서 공연을 기다리고 있는 관객들과 지난해 11월7일부터 12월25일까지 뮤지컬 ‘라이온 킹’이 공연된 계명아트센터의 로비. <영남일보 DB> 그래픽=최은지 기자 jji1224@yeongnam.com

공연 티켓 가격 상승은 관객들에게 부담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2018 문화향수실태조사’에 따르면, 문화예술행사에서 우선적으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관람 비용을 낮추어야 한다’(28%)라는 답이 ‘작품의 질을 높여야 한다’(32.8%)에 이어 둘째로 많았다. 대구의 경우도 문화예술행사에서 가장 보완해야할 점으로 관람비 인하(39.8%)가 꼽혔다. 실제 공연 가격은 어떻게 책정되고 있을까. 클래식, 뮤지컬, 오페라, 연극 등 지역의 공연들이 어떤 형태로 티켓 가격을 책정하는지 살펴봤다.

시립예술단 他시·도 티켓가 비슷
인상땐 1년에 한번 운영위서 결정

소극장 연극 대개 2만∼3만원대대형 뮤지컬 VIP석 10만원 훌쩍
오페라는 관객 연령 맞춰 세분화
다양한 할인·이벤트도 등장 눈길


◆티켓 가격 어떻게 결정되나

대구시립예술단의 공연은 다른 시·도와 비교해 비슷한 수준에서 티켓 가격이 정해진다. 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은 1천~3천원, 대구시립국악단은 1만원으로 관람료가 저렴한 편이다.

대구시립극단은 1만~1만5천원, 대구시립무용단은 1만원이다. 특별히 인상이 필요한 경우, 대구시립예술단장인 대구시 행정부시장으로부터 방침을 받아, 1년에 한 번 열리는 운영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가격을 인상한다. 대구시립교향악단의 경우, 2017년 1만~1만6천원이던 티켓 가격에 3만원 티켓이 추가됐다. 대구시립교향악단의 공연이 클래식 음악팬들의 관심을 모으면서 반영된 조치다.

웃는얼굴아트센터 등 다른 공공 공연장도 주민들의 문화 향유 관점에서 공연료를 책정하기 때문에 대부분 3만원을 넘지 않는다. 다만 수성아트피아에서 선보인 굵직한 기획공연인 크리스티안 짐머만 내한공연, 조수미 콘서트의 경우 상대적으로 고가다. 크리스티안 짐머만 공연의 가격은 최대 15만원, 조수미 공연은 최대 13만원이었다.

뮤지컬은 대형뮤지컬의 경우, 가장 비싼 등급의 좌석은 10만원대를 이미 넘겼다.

지난해 11월7일부터 12월25일까지 대구에서도 공연된 뮤지컬 ‘라이온 킹’의 최고 등급 좌석 티켓 가격은 17만원으로, 지역에서 공연된 뮤지컬 중 가장 비쌌다. 최근 1년 동안 대구에서 공연된 작품을 보면, ‘광화문 연가’ ‘프랑켄슈타인’ 등 대극장 규모에서 공연된 뮤지컬의 경우, 가장 비싼 티켓 가격이 14만원 안팎이다. 가장 저렴한 티켓은 6만원이다. 중극장인 봉산문화회관에서 공연된 ‘키다리아저씨’의 경우 6만6천원, 5만5천원. 같은 공연장에서 한 공연인 ‘김종욱 찾기’의 관람료는 전석 4만5천원이다.

연극의 경우, 지역 소극장에서 공연되는 작품은 2만~3만원 선에서 관람할 수 있다. 배우 수 등에 따라 다르게 책정되기도 하지만, 대체로 2만~3만원대에 관람료가 형성된다. 하지만 특별한 기준은 없다는 게 지역 연극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무용 공연은 대부분 전석 초대가 많고, 가장 비싼 공연이 2만원 안팎이다. 발레의 경우, 현대무용과 한국무용에 비해 티켓파워가 있다보니 3만원 정도에 티켓을 판매한다.

◆관람객 의견 바탕으로 티켓 가격 선정

공공 공연장이다보니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가격을 정하는 곳도 있다. 행복북구문화재단 어울아트센터와 동구문화재단 아양아트센터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진행해 주민들이 원하는 티켓 가격의 적정선을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티켓 가격을 정한다. 행복북구문화재단은 재단 출범과 동시에 주민들에게 적정 가격에 대해 조사했다. 당시 1만~2만원이 적정 가격이라는 의견이 많았고, 이를 바탕으로 티켓 가격을 정하고 있다. 아양아트센터도 올해 초 주민들을 대상으로 문화 사업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의 40%가 2만~3만원을 적정 티켓 가격으로 꼽았다.

대구오페라하우스의 경우, 연령대에 맞춰 티켓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1만·2만·3만·5만·10만원 등으로 티켓 가격이 나눠지며 1만~2만원의 저가 티켓은 젊은 층, 3만~10만원의 티켓은 중장년층이 대상이다. 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은 “해외 공연팀이 대구에 오면 가장 놀라는 부분이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이 있다는 점이다. 이를 활용해 티켓 가격을 세분화해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공연장의 문턱을 낮춘 저렴한 공연도 있다. 2015년 말부터 2016년 초까지 대구 남구 대명동의 엑터스토리 소극장에서는 9천원에 연극 한 편 즐길 수 있는 ‘소극장 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김재만 공연제작 엑터스토리 대표는 “관객들에게 문화활동이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게 아니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9천원으로 가격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할인 혜택

비싼 공연이 많지만, 최근에는 할인 혜택도 다양하다. 장애인, 국가 유공자, 학생 할인 등 공적인 취지로 진행되는 할인은 기본이다. 뮤지컬의 경우 해당 공연 기획사에서 했던 다른 공연을 보거나 같은 공연을 재관람하면 10~20% 정도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대구오페라하우스도 관객 확보를 위해 3명 단위로 예매하면 30% 할인, 5명 단위로 예매하면 50% 할인하는 ‘삼삼오오 패키지’를 운영하고 있다.

작품의 내용을 반영한 할인 혜택도 있다. 오는 6월2일까지 대명동 소극장 소금창고에서 공연되는 연극 ‘신팽슬여사 행장기’는 작품에 할머니와 스물아홉 손녀가 등장하는데, 이에 맞게 손녀와 함께 찍은 사진을 가져오면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스물아홉인 관객에게도 티켓 가격의 40%를 할인해준다.

일부 할인 혜택의 경우 정가에 구매한 관객들의 불만이 많다. 거의 공연 막바지가 되면 물건을 공동구매하는 ‘소셜 커머스’에 최대 70% 할인된 가격의 티켓이 판매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모씨(30·대구 달서구 상인동)는 “제 가격을 주고 10만원이 넘는 뮤지컬 티켓을 구매했는데, 나중에 소셜 커머스에 저렴하게 나와있는 걸 보면 가끔씩 허탈해진다”고 말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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