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대 중국산 차부품 국산 속여 판매

  • 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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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14 07:46  |  수정 2019-06-14 07:46  |  발행일 2019-06-14 제13면
대구세관, 유통업체 3곳 적발
626만점 수입 427만점은 팔려
일부는 중동 등에 수출되기도
세관, 6억여원 과징금 등 조치
지역 부품업체들 어려움 가중

300억원이 넘는 중국산 자동차 부품을 국산으로 속여 판매한 유통업체들이 적발됐다. 최근 상당수 지역 자동차 부품업체가 경기부진 등으로 경영난을 호소하는 가운데 부품 원산지를 속여 판매하는 이 같은 업체까지 등장해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대구본부세관은 2014년 7월부터 올 4월까지 5년여에 걸쳐 중국산 자동차부품 총 626만점을 수입, 국산으로 둔갑시켜 팔아 325억원을 챙긴 유통업체 3개사에 대해 대외무역법 및 관세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국내에 판매된 금액은 215억원에 달하고, 나머지 110억원 어치는 수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업체는 원산지 표시가 되지 않은 중국산 조향·현가(서스펜션) 장치를 사들인 후 프레스와 레이저 각인으로 국산 허위 표시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산지를 속인 중국산 자동차부품은 서울 장안동을 비롯해 국내 자동차부품 시장에 판매하고 중동과 동남아시아, 남미 등에도 직접 수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업체들은 중국산 자동차부품을 국산 정품보다 30~50% 싼 가격에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본부세관은 지난 3월 지역의 일부 자동차부품업체들이 값싼 중국산을 국산으로 속여 부품시장에 판매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벌여오다 유통업체 3개사를 압수수색했다. 수입한 중국산 자동차부품 626만점 가운데 판매를 완료한 427만점에 대해서는 6억3천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창고에 보관한 9만여점에 대해서는 중국산 표시를 하도록 시정명령을 내렸다.

세관 측은 압수한 부품을 국내 업체의 연구소에 품질검증을 의뢰한 결과, 일부 부품은 국내 완성차 업체가 요구하는 내구성 등 납품 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내 전체 자동차부품업체(9천877개사) 가운데 20%(대구 689개사, 경북 1천312개사)는 대구경북 지역에 집중돼 있다. 지역 자동차부품업계의 연간 매출 규모는 19조4천억원에 달한다. 관세청은 국산 제품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이 같은 수법을 쓰는 업체들이 더 있는 것으로 파악해, 추후 수사를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대구본부세관 조사과 황현성 반장은 “가뜩이나 국내 자동차부품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원산지를 속인 사건이 벌어져 선량한 업체들이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사건은 다음주쯤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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