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투쟁 넘나들며 대구의 전설이 된 ‘이상춘’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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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02   |  발행일 2019-07-02 제24면   |  수정 2019-07-02
예술발전소 ‘대구아트레전드’展
전위 미술가·카프 연극인 활동
치열한삶 이인성·이쾌대와 비교
회화·영상·아카이브 등으로 조명
예술·투쟁 넘나들며 대구의 전설이 된 ‘이상춘’
최수환 ‘서부전선 이상 없다’

대구예술발전소가 2019년 두번째 기획전시로 예술이란 매체를 통해 민족 해방과 계급해방을 위해 투쟁하다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이상춘의 작품세계를 복원하고 미술사적 의의를 조명하는 행사를 마련했다. 8월25일까지 대구예술발전소 1·2전시실에서 열리는 ‘대구아트레전드:이상춘’이다.

이상춘(1910∼37)은 회화, 연극, 아동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예술 작업을 한 인물이다. 다다이즘, 초현실주의, 리얼리즘, 러시아 구성주의 등의 당대 최첨단 양식을 자유롭게 활용하며 일제식민주의, 자본주의 체제로부터 민족, 계급해방을 위해 선봉에 선 전위 미술가이자 카프(KAPF) 연극인이었다.

이번 전시는 대구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이인성, 이쾌대와 비교될 만큼 치열한 삶과 전위적 작품을 남긴 이상춘의 예술세계를 미술사적 맥락에서 조명한다. 지역의 젊은 예술가들을 통해 그의 치열한 삶과 작품세계가 회화, 설치, 영상, 연극, 슈프레히콜, 아카이브 등으로 재탄생한다.

예술·투쟁 넘나들며 대구의 전설이 된 ‘이상춘’
이승희 ‘누구에게나 파랑새는 있다’

강태원, 김기수, 김기현, 박소영, 정승원으로 이루어진 아카이브팀은 총 3개의 주제로 이상춘의 삶과 예술세계를 조명하고, 이상춘의 작품과 글, 그에 관한 글과 사진을 발굴하는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통해 예술가로서, 사상가로서, 행동가로서 이상춘의 면모를 보여준다.

전시와 연계한 기획 공연도 4차례 진행될 예정이다. 첫 번째 공연은 극단 ‘함께사는 세상’의 연극 ‘하차’이다. 일제강점기 당시, 공연 직전에 일제의 탄압으로 무산되었던 연극이다. 극작가 오토 뮬러 원작의 연극 ‘하차’는 식민지 조선의 관객을 대상으로 노동조합의 중요성을 계몽하려는 메시지를 담았다. 오는 13일 예술발전소 야외 마당 및 로비에서 선보인다. 이번 공연에서는 구성주의 연극과 무대미술에 대한 이상춘의 전위적 예술관을 만날 수 있다.

두 번째 공연은 ‘대구메가폰- 슈프레히콜’로 이상춘이 편집, 발행한 ‘연극운동’(1932년, 1권2호)에 특집으로 연재되었던 슈프레히콜을 현대적 시각으로 복원한 퍼포먼스 공연이다. 슈프레히콜(Sprechchor)은 독일어 ‘말하다’와 ‘합창’의 합성어로, 시 낭독과 코러스 및 연극이 합쳐진 연출 형태를 말한다. 20일 예술발전소 1층 로비 무대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대구메가폰 슈프레히콜’은 현장 공연과 함께 영상으로 촬영하여 전시로 이어진다.

전시, 공연과 함께 연계되는 특강은 18일부터 8월22일까지 매주 목요일 총 5회 진행되며 일제강점기 한국의 전반적인 미술과 대구 근대 문화 예술에 대한 내용으로 이뤄진다. 특히 이상춘을 중심으로 이쾌대, 이인성 등 근대 미술가들의 활동과 그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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