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문화 편견 NO! 다같이 살아가기 YES!”

  • 최미애
  • |
  • 입력 2019-07-15 07:37  |  수정 2019-07-15 08:00  |  발행일 2019-07-15 제15면
■ 대구교육청 다문화교육 “세계시민으로 한 걸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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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세계시민교육센터에서 학생들이 외국의 차 문화를 체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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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교육청이 운영하는 한국어 학급에서 학생들이 한국어 교육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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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세계시민교육센터에서 학생들이 외국의 공예를 체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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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구교육연극축제에서 다문화·비다문화 학생으로 구성된 가온어울림뮤지컬단이 공연을 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다양한 국적, 문화적 배경의 학생들이 함께 교실에서 공부를 하는 풍경은 이제 전혀 어색하지 않다. 대구도 마찬가지다. 대구시교육청이 가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대구지역 다문화 학생 수는 지난해보다 500여명 늘어난 4천427명이다. 같은 기간 대구의 학생 수가 9천900여명 감소한 것과 달리 다문화 학생 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것. 이 같은 변화에 맞춰 대구시교육청은 세계시민교육센터 운영을 비롯해 학생들이 다른 나라의 문화를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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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시민교육센터
옛 복현중 위치…음식문화 등 체험 진행
올 147개校 1만2천명 교육…교구 대여도


지난 11일 오전 대구세계시민교육센터 음식문화체험실. 교실에서는 청국장을 먹어보는 외국인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영상 속 외국인은 청국장 냄새에 거부감을 보이기도 했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이날 수업을 맡은 베트남 출신 강사는 “다른 나라에 가서 외국음식을 먹을 수도 있고, 최근 한국에 외국 음식이 많이 들어와 있는데, 청국장보다 냄새가 덜 나거나 더 나는 음식도 있다. 거부감 없이 외국 음식을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다도문화체험실, 의상문화체험실, 공예문화체험실 등에서는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날 체험에 참여한 관천중 2학년 왕보광군은 “다문화 가정 출신 친구들이랑 학교에서 같이 지냈지만, 외국 문화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같은 학교 백두산군도 “외국 음식 냄새가 솔직히 꺼려졌는데, 앞으로는 그들의 문화를 좀 더 존중하면서 먹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옛 복현중 자리에 문을 연 세계시민교육센터는 글로벌 문화체험 학습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때 체험 학습은 다른 나라의 문화를 단순 체험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존중하는 마음을 기를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하고 있다. 올해 147개 학교, 1만2천여명의 학생이 센터에서 교육을 받을 예정이다. 체험 학습이 어려운 유치원 및 학교는 센터에서 의상, 악기, 놀이 등 문화 다양성 교구가 담긴 세계 테마 꾸러미를 대여해 문화다양성 존중 및 이해 교육에 활용할 수 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몇시간만의 체험을 통해 학생들의 인식을 바꿔놓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각 나라의 문화가 나름의 이유가 있고 이런 저런 문화가 있는데 모두 같이 살아간다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예술활동 통한 다문화교육
초등생∼고교생 가온어울림뮤지컬단 등
뮤지컬·국악으로 서로 이해·소질 계발


다문화 학생들과 비(非)다문화 학생들은 교실에서만 함께 어울리는 건 아니다. 뮤지컬과 국악을 통해 자연스럽게 서로를 이해하고, 자신의 소질을 살리기도 한다. 가온어울림뮤지컬단과 글로벌국악단이 대표적인 사례다.

가온어울림뮤지컬단은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 노래와 춤에 재능과 열정이 있는 학생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문화·비다문화 학생 35명이 저녁과 주말을 이용해 전문 극단의 지도를 받아 연습을 하고 있다. 오는 10월 동아리 한마당, 11월 대구교육연극축제 등에 참여할 예정이다.

올해 새롭게 결성된 글로벌국악단은 다문화 학생이 많은 달서구의 신당초등, 달성군의 북동초등을 거점으로 지정해 인근 초·중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신당초등은 신당중과 함께 국악관현악단을 운영하고, 북동초등은 모둠북단을 구성했다. 현재 120여명이 활동 중이다. 글로벌국악단은 지난 5월 세계시민교육센터 개원식 공연을 시작으로 대구학생예술축제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학부모 대상 다문화교육
6개국 113가족 ‘다문화 학부모 협의체’
정보 공유로 자녀 교육역량 강화 모색

다문화 가정의 부모들에게 한국의 교육은 어렵게만 느껴진다. 그런 부모들을 돕기 위한 대표적인 사업이 ‘다문화 가정 학부모 나라별 협의체’로, 총 6개국 14팀 113가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같은 국가 출신 다문화 가정들이 네트워크를 만들어 주로 교육 정보 공유에 중점을 두고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다문화 가정의 자녀 교육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을 좀 더 모색할 예정이다. 나라별 협의체 팀장(중국)을 맡고 있는 곽영하씨는 “같은 지역에 살고 있어도 모일 기회가 없었던 다문화 학부모들이 나라별 협의체를 통해 서로를 알게 되고 유용한 정보를 나눌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학생들에 비해 성인의 다문화에 대한 이해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한 학부모 대상 프로그램도 있다. ‘2018 국민 다문화 수용성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의 다문화 수용성은 71.22점으로, 국민 전체의 다문화 수용성(52.81점)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를 감안해 대구시교육청은 다문화 학부모와 비다문화 학부모가 모두 함께 참여하는 학부모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15개 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문화 학부모와 비다문화 학부모가 서로에 대한 경계를 허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다문화 교육에 관심이 있는 모든 부모를 대상으로 ‘다문화 교육 학부모 지원단’도 모집해 다문화 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이해도를 높일 예정이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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