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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도시 대구’ 인지도가 ‘컬러풀 대구’보다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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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민준기자 손동욱기자
  • 2019-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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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립하는 대구의 도시 브랜드 슬로건] (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영남일보가 지난 6일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진행한 ‘대구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 한 시민이 평소 알고 있는 브랜드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영남일보는 대구시민들의 대구 브랜드 슬로건(이하 브랜드) 인식수준을 알아보기 위해 거리로 나갔다. 대구 대표 브랜드인 ‘컬러풀 대구’에 대한 인지도는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진 것과는 달리 현실에선 큰 차이가 있었다. 절반에 가까운 시민이 모른다고 답했으며, 컬러풀 대구를 안다고 한 사람의 대부분은 무엇을 뜻하는지 몰랐다. 대구시가 현재 내세우는 브랜드에 대해서도 생소하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시민들은 대구 브랜드를 정착시키고 대내외적인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대구 브랜드 폭염도시 아닌가요”

영남일보는 지난 6일 정오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시민 100명을 대상으로 ‘대구 브랜드 인지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대구브랜드는 뭔가요’라는 질문에 △컬러풀 대구 △물산업 허브도시 △미래형 자동차 도시 △메디시티 △안경도시 △뮤지컬도시 △섬유도시 등 7개 대구 브랜드와 ‘기타’ 및 ‘모르겠다’ 항목을 넣었다. 여기에 대구 이미지 가운데서 가장 강한 색채를 뿜어내는 ‘폭염 도시’도 추가했다.

설문조사 결과 ‘폭염 도시’가 가장 많은 70표를 얻었다.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였다. 투표한 몇몇 시민은 ‘폭염 도시’가 대구시가 만든 브랜드라는 잘못된 정보를 갖고 있기도 했다. 설문에는 부산·포항·서울·청주 등 타 지역 시민 6명도 참여했는데, 이들 모두 폭염도시에 투표했지만 다른 브랜드에 대해선 처음 듣는다고 이야기했다.


시민 100명 대상 브랜드 인지도 설문조사
‘컬러풀 대구’ 아는 시민 대부분 뜻은 몰라
‘폭염도시’ 무려 70명…‘섬유도시’는 50명

전문가 “마구잡이식 브랜드 만들기 막고
물·의료·전기차 등 연계 통일성도 갖춰야”



반면 대구 대표 브랜드 ‘컬러풀 대구’는 답변자 중 절반 정도인 53명만 알고 있다고 답했다. 2004년부터 15년째 사용하고 있는 브랜드가 맞나 싶을 정도다. 속내는 더 심각했다. 브랜드를 안다는 답변자 대부분이 “들어봐서 알지만 뭘 뜻하는지는 모른다”고 털어놨다. 일부는 “컬러풀 대구를 알지만 투표할 수 없다”고 브랜드에 대한 거부감까지 나타냈다. 김상훈씨(43·북구 침산동)는 “뭔지 알지만, 왜 컬러풀인지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 마음에 안 든다”고 말했다.

시민들에게는 대구 대표 브랜드가 ‘섬유 도시’로 각인돼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답변자 50명이 ‘섬유 도시’를 알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여전히 대표 브랜드가 아니냐”고 반문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현재 대구시가 특화하거나 육성하고 있는 산업에 붙인 브랜드에 대해서 인지도는 현저히 떨어졌다. ‘안경 도시’가 25명으로 그나마 선전했으나 ‘메디시티’ ‘뮤지컬도시’는 각각 19명, 18명에 불과했다. ‘물산업허브도시’(8명)와 ‘미래형 자동차 도시’(4명)는 10명 이하였다. ‘물산업허브도시’와 ‘미래형자동차도시’ 브랜드를 모두 안다고 답한 사람들은 항목 전체에 투표했는데, 이들 모두 관련 정책에 가까운 공직자이거나 언론 매체를 자주 접하는 이들이었다.

◆대표 브랜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설문에 참여한 시민들은 대내외로 적극적인 홍보와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창수씨(53·수성구 수성동)는 “물산업과 전기차, 메디시티는 신문에서 봤는데 알면서도 붙이기 싫다. 확실한 성과도 없으면서 겉치장만 화려한 것 같아서 불만”이라며 “여러 산업을 펼쳐야 하는 지역 사정을 이해하지만, 해당 산업이 성과를 보였을 때 브랜드를 붙이면 시민들의 인지도와 자긍심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구 브랜드 관련 업계는 겉보기에만 화려한 정책을 바라지 않았다. 실효성 있는 지원이 수반되면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역 안경업체 A사 대표는 “영세 업체가 대부분이지만, 안경은 마진율이 크게는 100%에 달해서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OEM을 탈피해 자체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펼쳐준다면 대구는 일본의 후쿠이나 중국의 선전과 같은 세계적 안경 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메디시티 관련 산업에 몸담았던 황진하씨(33·남구 대명동)는 “메디시티에 홍보가 많이 안 된 것도 문제지만, 내부적으로 잡음이 많아서 브랜드로 자리 잡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대구시 차원에서 이런 부분이 해결될 수 있도록 지원해줬으면 한다”며“물산업이나 로봇 산업 등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산업마다 브랜드를 만들어 내지 말고, 특정 산업을 선택해서 집중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브랜드를 관리하는 획일화된 시스템 구축 필요성을 제기했다. 대구시 실·국들이 마구잡이로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것을 막고 브랜드 관련 팀에서 직접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동욱 대구경북연구원 박사는 “복수의 브랜드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브랜드 간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나의 팀에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표 브랜드인 ‘컬러풀 대구’가 중심을 잡고, 타 브랜드와의 연관성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최영은 대구경북연구원 박사는 “컬러풀 대구 로고의 다섯가지 색깔로 물산업·전기차산업·의료관광 산업 등을 연결해서 통일성을 이룰 필요가 있다. 시민들의 인지도를 더욱 높일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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