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주방 화상공개 시스템

  • 원도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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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8-25   |  발행일 2011-08-25 제27면   |  수정 201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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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업소는 남은 음식을 재사용하지 않습니다.’ 음식점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문구다. 위생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관련 기관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반찬 등 남은 음식을 손님에게 다시 내놓는 음식점이 줄고 있다. 누구나 남은 음식을 재사용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믿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안보이는 주방에 대한 궁금증은 여전히 남아있다. 주방에서 과연 무슨일이 벌어지는지, 내가 주문한 음식을 어떻게 요리하는지 알고싶은 게 손님들의 공통된 마음이다. 손님이 밀리는 점심시간엔 특히 대형음식점의 주방은 보기 민망할 정도로 무질서해지기 일쑤다. 예전에 대구에서 꽤 유명세를 탄 중국음식점이 있었는데 전직 대구시장도 지인들에게 그집 음식을 소개하곤 했다. 하지만 우연히 그 중국음식점 주방을 보고난 시장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고 한다.

주방에 설치된 CCTV를 통해 객석에서 손님이 모니터로 주방을 볼 수 있게 한 주방화상공개 시스템이 부산에서 잇따라 도입되고 있어 화제다. 해운대구·금정구·수영구·연제구가 손님들에게 신뢰감을 갖도록 하기 위해 잇따라 도입하고 있는데 이 주방화상공개 시스템을 설치한 음식점들은 매출액이 설치전에 비해 20% 정도 올랐다고 한다. 대부분 설치비의 80% 정도(130~150만원)를 해당구청이 식품진흥기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손님들은 주문한 요리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함께 남은 음식물이 재사용되는지 여부를 객석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환영하는 분위기다. 조리과정뿐 아니라 영양성분 표시, 식중독 지수 등도 모니터를 통해 보여준다. 이 주방 화상공개 시스템을 채택한 음식점들은 구청별로 4~10개 정도로 아직은 많지 않다. 해운대구의 경우 10개 음식점에 1천300만원을 들여 장비를 설치한 후 6~8월 두달간 모니터링한 결과, 식당 매출도 늘고 손님들의 반응도 좋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해운대구청은 주방 화상공개 시스템을 전 모범음식점으로 확대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대구 경북도 이런 앞선 음식문화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원도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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