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대학살 91주기, 일본서도 추모행사 다양

  • 입력 2014-09-01 07:55  |  수정 2014-09-01 07:55  |  발행일 2014-09-01 제14면

[도쿄 연합뉴스] 1923년 9월 일본 관동(關東)대지진 당시 발생한 조선인 학살 91주기를 맞아 진상 규명과 추모를 위한 한·일 시민의 활동이 이어진다.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등의 관동대지진 당시 유언비어가 91년이 지난 지금 재일한인들에 대한 일본 일부 극우세력의 혐오시위로 되살아난터라 올해 한·일 시민들의 추모 활동은 그 의미가 예년에 비해 더욱 깊어졌다.

함석헌과 유영모의 사상을 조명하는 한국 단체인 재단법인 씨알은 1일 학살의 현장을 찾아가 일본 시민에게 종이학을 나눠주는 행사를 개최한다.

씨알 관계자들은 일본시민단체 ‘봉선화’가 세운 조선인 학살 희생자 추도비가 있는 도쿄 스미다강 야히로에서 출발해 추도제가 열리는 스미다구 요코아미초 공원까지 약 8㎞를 행진하며 거리에서 만나는 일본 시민들에게 종이학을 나눠줄 예정이다.

씨알 측은 “종이학에는 용서와 화해의 의미와 더불어 사람에 대한 편견과 차별, 국가폭력이 없는 평화의 새 세상을 함께 열어가자는 제안의 뜻이 담겨져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의 학자들과 시민이 모여 결성한 ‘관동대지진시 조선인 학살의 국가책임을 묻는 모임’(이하 모임)은 일본 정부가 나서서 조선인 학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할 것을 청원하기 위한 2차 서명운동을 지난달 19일 시작했다.

이들은 앞서 1차 서명운동을 거쳐 지난 5월, 시민 5천360명의 서명을 담은 청원서를 중·참 양원의장에게 제출한 바 있다. 이번에는 1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모임 측은 밝혔다. 또 재일본대한민국민단(재일민단) 도쿄본부는 1일 도쿄도 미나토구 민단중앙회관에서 관동대지진 희생 동포 추념식을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신임 유흥수 주일대사도 참석한다.

같은 날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측 인사들 주도로 요코아미초공원 내 재일조선인위령비 앞에서 추도 집회가 열린다. 또 지바현(9월1일), 사이타마현(9월4일), 가나가와현(9월7일) 등 도쿄 주변 지역에서도 잇따라 추도식이 개최된다.

광동대지진 때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켰다’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등의 유언비어가 확산하면서 6천 명 이상의 조선인들이 일본 군인과 경찰, 민간인 자경단 등에 의해 학살된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일본 정부의 진상은폐 등으로 정확한희생자 수는 물론 유골의 행방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던 중 지난해 6월 주일한국대사관 이전 과정에서 조선인 사망자 중 일부인 290명의 신상명세, 피살 일시, 장소, 상황, 학살 방식 등이 기록된 피해자 명부가 발견되면서 진상 규명의 계기가 마련됐지만, 아직 한국 정부는 일본에 대한 공식적인 진상규명 요구를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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