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그날을 기약” 통일의 聖地서 울려퍼진 ‘아리랑 판타지’

  • 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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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8-03 07:35  |  수정 2015-08-03 07:35  |  발행일 2015-08-03 제5면
[유라시아 친선특급] 19박 20일 대장정 마무리
“통일! 그날을 기약”  통일의 聖地서  울려퍼진 ‘아리랑 판타지’
유라시아 친선특급 원정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 6·17거리에서 열린 ‘한반도 통일 기원 대행진’에 참가한 내빈과 원정대원들이 브란덴부르크문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앞줄 왼쪽 넷째부터 김관용 경북도지사·윤병세 외교부 장관·강창희 전 국회의장·최연혜 코레일 사장.
“통일! 그날을 기약”  통일의 聖地서  울려퍼진 ‘아리랑 판타지’
선비 복장의 한 참가단원이‘우리의 소원 통일’이라고 적힌 부채를 들고 걸어가고 있다.
“통일! 그날을 기약”  통일의 聖地서  울려퍼진 ‘아리랑 판타지’
독일 통일의 상징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유라시아 친선특급 일원으로 참가한 경북도 실크로드 탐험대원들이 행진을 앞두고 힘차게 뛰어오르고 있다.
“통일! 그날을 기약”  통일의 聖地서  울려퍼진 ‘아리랑 판타지’
한반도 통일기원 대행진에 참가한 원정대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브란덴부르크문을 향해행진하고 있다.


18번의 낮과 밤 동안, 여섯 개의 표준 시간대를 주파한 총연장 1만4천400㎞의 유라시아 친선특급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종착지인 독일 통일의 성지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에서 성대한 막을 내렸다. 지난달 14일 서울에서 발대식을 하고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작된 1만4천400㎞의 여정이 끝났다.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끝 한국에서 서쪽 관문 독일까지 5개국 10개 도시를 거치는 대장정이었다.


“끊긴 한반도의 허리 다시 잇자”
종착지 베를린 통일기원 행진
화해의 선율 선사‘폐막 음악회’
‘우리의 소원’합창 태극기 물결


지난달 31일 오후 4시30분 베를린 전승기념탑에 집결한 친선특급 참가단과 재독 한인, 독일 대학생 등 250여명은 간단한 기념행사를 가진 뒤 국악단 ‘소리개’의 길놀이를 앞세워 2㎞ 떨어진 브란덴부르크문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베를린 전승기념탑과 브란덴부르크문까지 이어진 6·17거리는 1953년 공산주의 독재에 저항하는 동독 주민들의 시위가 대규모로 벌어진 동베를린 중심가다.

행진에 앞서 경북도 실크로드 탐험대원과 만난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친선특급의 기적 소리는 오늘 멈추지만, 이 행사가 평화통일과 한국문화융성을 위한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역사적인 철의 실크로드 대탐험을 마친 여러분이 무한히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친선특급 참가단은 동·서 베를린의 상징적 관문으로 1961년 베를린 장벽이 세워진 뒤 폐쇄됐다가 1989년 11월9일 베를린 장벽 붕괴와 함께 개방된 브란덴부르크문까지 6·17거리 왕복 6차로 중 3개 차로를 이용해 40여분 행진한 뒤 마무리했다.

화랑 복장을 하고 행진에 참가한 황은지 경북도 실크로드 탐험대원은 “독일 통일의 상징인 이 거리를 걸으니 우리도 곧 통일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오늘 우리의 한 걸음 한 걸음이 통일의 밀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행진을 마친 친선특급의 원정대원들은 폐막 문화행사에 참가했다. 브란덴부르크문 옆에 있는 알리안츠 포럼에서 열린 리셉션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브란덴부르크문을 종착지로 삼은 것은 한반도 통일에 대한 꿈과 염원을 반영한 것이다. 남북한도 하루 빨리 통일을 이뤄 끊어진 유라시아 대륙을 잇고 평화 번영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독의 처음이자 마지막 총리인 드 메지에르 전 총리는 “한독 통일자문위원회의 한국위원을 만나면 그들은 언제나 통일에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말을 한다. 맞는 말이지만, 통일은 미래를 향한 투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도 통일로 인한 큰 비용을 지급했지만, 현재는 통일을 통해 이익을 거두고 있다. 옛동독 경제도 재건돼 성장하고 있고, 올해 처음으로 독일연방 정부의 재정이 부채 ‘0’으로 건강한 재정균형을 이루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독일의 두 번째 경제 기적이라고 말한다. 한국 역시 통일을 통한 두 번째 경제 기적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리셉션이 끝난 후 베를린 장벽의 상징이었다가 통일이 되면서 화해와 통합의 상징이 된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광복 70년, 분단 70년을 상징하는 70명의 한독 합동 오케스트라의 유라시아 친선특급 폐막 음악회가 열렸다. 이 음악회에서는 임준희 작곡의 ‘한강 칸타타’ 연주에 이어 소프라노 조수미가 아리아 ‘내 조국의 노래여’와 ‘아리랑 판타지’를 불렀다. 독일인이 가장 사랑한다는 바그너의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1막 전주곡에 이어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을 선사했다. 여기에 김덕수 사물놀이패가 사물놀이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마당’을 연주하며 신명 나는 국악 한마당을 펼쳤다. 행사 마무리는 한복 디자이너 권진순씨가 17박18일의 여정 동안 원정대원을 비롯한 고려인, 현지인들의 통일 염원이 적힌 천 조각 1천여개를 한땀 한땀 이어 만든 대형 태극기를 유라시아 원정대원들이 함께 펼치며 ‘우리의 소원’을 합창하며 막을 내렸다.

파독 간호사로 40년 전 독일에 건너와 베를린에 정착해 사는 강혜옥씨는 “한국사람들이 베를린에 와서 통일을 외치는 현실이 아쉽다. 한국이 부강해졌지만, 독일인들은 한국하면 분단국가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북한의 폐쇄성이 문제지만, 북한은 같이 가야만 하는 같은 민족인 만큼 한국의 인내와 노력만이 통일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에서 이현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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