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출마 장관 풀어주고 전투기 기술이전 무산 외교라인 문책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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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0-20   |  발행일 2015-10-20 제2면   |  수정 2015-10-20
10·19 부분개각 의미
“국정운영 누수 차단하고 개혁 속도”
최경환·황우여 장관도 연내 교체說
김관진·한민구 등 추가 문책론 대두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정치인 장관 2명과 차관 6명을 전격 교체한 것은 개혁과제를 염두에 둔 ‘총선용 부분 개각’으로 분석된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출마로 가닥을 잡은 장관과 차관을 교체함으로써 국정동력을 다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아울러 청와대 외교안보 라인에 대한 부분적인 교체 인사는 ‘한국형 전투기(KF-X)사업’ 기술이전 차질과 관련한 문책성 인사라는 분석이다.


◆정치인 장관 국회 복귀 신호탄

박 대통령이 미국 방문에서 돌아오자마자 개각 명단을 발표했다는 것은 방미 이전부터 개각에 대해 구체적으로 구상을 하고 있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맘이 콩밭에 가 있는 내년 총선 출마 예정인 장·차관 때문에 공무원들의 업무기강이 해이해지고 업무연속성도 떨어진다는 보고가 청와대와 박 대통령에게 전달되면서 ‘공직사회 다잡기’ 차원에서 예상보다 빨리 개각을 단행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박 대통령이 다음 달 중순부터 정치인 장관 5명에 대한 개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는데, 박 대통령은 그 시점을 크게 앞당겼다는 것이다. 이날 개각 대상에 포함된 지역출신으로는 백승주 국방차관이 구미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이번 개각을 계기로 공직사회 기강을 재정립하고 노동·공공 등 4대 부문 국가개혁 작업에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 개각 대상은

이번 개각을 계기로 내년 총선에 출마할 장관에 대한 개각 속도는 예상보다 일러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단 이번 개각에서 포함되지 않은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장관 등에 대해 11월 중순 또는 늦어도 12월 초 2차 개각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 최 부총리와 황 부총리는 각각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의 현안이 있고, 김 장관은 아직 후임 적임자를 찾지 못해 이번 개각 발표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 정권 출범 때부터 내각을 이끌고 있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 이른바 ‘장수’ 장관도 피로도를 감안해 교체 가능성이 보인다. 이들 중 경산 출신인 윤 장관은 부산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2차 개각을 전후해서는 경주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 등 정부기관 및 공기업 소속 출마 예정자의 사퇴도 이어질 전망이다.


◆안보라인 문책…추가 인사 가능성도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외교안보정책을 총괄했던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은 이날 사실상 경질됐다. 주 수석은 지난주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전에 사의를 밝혔다. 한국형 전투기 사업에 대한 기술이전이 무산되고 이 같은 사실이 박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주 수석은 사의를 표명했고 박 대통령은 이를 수용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정부가 한국형 전투기 사업을 진행하면서 미국의 4대 핵심기술 이전불가 방침을 은폐한 채 추진했다는 의혹에 대해 전면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박 대통령이 조사결과를 검토한 뒤 책임을 물어 외교안보라인을 추가로 교체할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문책 대상으로는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한민구 국방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장명진 방위사업청장 등이 거론된다. 외교안보 라인을 일괄 교체할 경우, 외교정책의 연속성을 훼손할 수 있는 만큼 교체대상을 이 중 1~2명 가량으로 국한시킬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현재 공석인 청와대 대변인, 춘추관장, 경호차장 등도 이달 안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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