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發 미술 代作 논란 “관행보다 작가 양심 문제”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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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18 07:01  |  수정 2016-05-18 07:30  |  발행일 2016-05-18 제1면

조영남씨가 대작(代作) 논란과 관련해 17일 국내외 작가 상당수가 조수를 두고 작품활동을 하는 게 ‘관행’이라고 주장하면서 대구지역 미술계에서도 대작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6월 대구 수성아트피아에서 그의 작품 전시회가 예정되어 있어 관심이 더 높다.

지역미술계에서는 이번 대작 논란과 관련, 대작이 관행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보다는, 작가의 양심적인 문제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지역전시장의 한 큐레이터는 “실제로 박서보나 김창렬 선생 등 국내 유명 작가들이 조수를 두고 작업한다는 것은 다 알려져 있지만 이를 두고 문제 삼지는 않는다. 특히 설치미술이나 개념아트, 팝아트 등은 업체의 제작 의뢰로 완성되는 작품이 있어 비록 작가가 직접 제작하지 않더라도 아이템이 작가로부터 제공된 것이면 100% 그 작가의 작품으로 인정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역의 다른 한 미술인은 “세계적인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은 수십명의 조수를 두고 작업한 작가로 알려져 있는데, 조영남은 조수가 아니라 이름 없는 무명 화가가 그의 작품의 상당부분을 그려 완성도를 높여줬다는 점, 그리고 무명작가에게는 얼마되지 않는 비용을 지불했지만 조씨가 자신의 사인을 넣어 완성된 작품이 고액에 거래되었다는 점이 작가로서의 양심에 저촉된 것 아닌가”라며 의견을 밝혔다.


대작의 경우 주로 아이디어를 중심에 두는 작품이나 기계 등을 사용해야 해 육체적 노동이 엄청나게 요구되는 작품 등에 허용되는 사례가 많고 이런 경우는 논란거리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정물화, 풍경화, 인물화 등 순수 구상미술의 성격이 강한 작품에서 대작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많다. 이는 작가의 그리는 기술이 작품의 핵심이 되기 때문이다.


현대미술은 예술가의 심미안과 뛰어난 묘사능력을 요구하던 고전적 사고에서 벗어나 예술가의 직감과 아이디어가 중요시되는 미술분야다. 앤디 워홀은 그의 작업실을 ‘거대한 팩토리(공장)’라고까지 표현하고 있다. 이밖에 데미안 허스트, 무라카미 다카시, 쿠사마 야요이 등이 많은 조수를 두고 활동했다.


지역의 한 독립큐레이터는 “이번 사태는 단순히 조영남씨의 대작 논란만 일으킨 것이 아니라 지역전시장의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며 “유명한 작가만 초대하거나, 돈만 되면 개인전을 열어주는 전시장들이 이번 사건을 통해 진정한 미술 발전에 대해 고민하는 기회를 갖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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