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상임위 중 與 위원장인 5곳은 ‘국감 무산’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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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9-27   |  발행일 2016-09-27 제3면   |  수정 2016-09-27
野의원, 농식품부 국감서 김재수 자진사퇴 요구
20160927
2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식품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재수 장관 뒤로 박근혜 대통령이 2012년 대선후보시절 농정대토론회에서 농업을 챙기겠다고 남긴 친필 메시지가 스크린에 떠 있다. 연합뉴스

20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는 ‘파행’이라는 오명과 함께 시작됐다.

26일 예정됐던 12개 상임위 가운데 여당인 새누리당이 위원장을 맡은 5개 상임위(법사위·정무위·안행위·국방위·미방위)는 아예 열리지 않았다. 야당이 위원장인 7개 상임위는 야당 단독으로 진행되거나 여당이 불참해 반쪽으로 전락했다. 국정감사가 도입된 1988년 이후 야당이 단독으로 국감을 진행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날 더민주 소속 의원이 위원장인 외통위·농해수위·복지위·환노위·국토위, 국민의당이 사회권을 쥔 교문위·산업위는 대부분 여당 의원들의 참여를 기다리며 오전 국감을 정회한 뒤 오후에 속개했다.

이 가운데 관심이 집중된 곳은 농해수위였다. 정국 경색의 진원지인 농림축산식품부가 대상이 된 만큼 팽팽한 긴장 속에 진행됐다. 이날 김재수 장관은 국감 예정시각인 오전 10시에 맞춰 국감장 장관석에 착석했고, 약 10분 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 의원들이 차례로 입장하며 김 장관과 어색한 악수를 나눴다. 하지만 더민주 의원들은 본격적인 국감이 시작되기에 앞서 의사진행 발언에서부터 김 장관에게 자진사퇴를 종용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특히 업무보고는 물론 부처 현안 질문에 답변할 기회를 주지 않는 등 철저히 무시했다.

이날 농식품부 주요 업무추진 현황은 오경태 농식품부 차관보가 보고했다. 또 소 브루셀라병 예방, 쌀값 폭락 대책,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 대책, 농식품 수출 정책 등 핵심 현안에 관한 의원들의 질의에는 이준원 차관이 김 장관 대신 답변했다. 쌀 시장정리 제도 도입에 관한 더민주 김현권 의원의 질의에 이 차관이 “이 부분은 장관님께…”라며 답변을 김 장관에게 넘기려 했지만, 김 의원은 격앙된 목소리로 이 차관을 제지했다.

국방위의 경우 국방부에 대한 국정감사가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새누리당 소속의 김영우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어 개회 선언도 이뤄지지 못했다. 야당 의원들은 한동안 국방부 청사 주변에서 머물다 오후 3시쯤 새누리당의 국감 참석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뒤 청사를 떠났다. 이는 법사위, 정무위, 안행위, 미방위 등도 마찬가지였다.

한편 새누리당에서도 일부 의원들이 국감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윤영석 의원과 하태경 의원은 각각 외교통일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참석해 감시자 역할을 했다. 윤 의원은 정세균 국회의장의 편파적인 본회의 진행을 질타하고 자리를 떴고, 하 의원은 야당이 단독으로 국정감사 증인채택을 의결하지 않는지 감시자 역할을 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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