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비장애인 어울려 생활하는게 당연하단 인식 필요”

  • 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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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28 07:21  |  수정 2017-09-28 07:24  |  발행일 2017-09-28 제6면
■ 전근배 420장애인차별폐대구투쟁연대 정책국장
20170928

“사회복지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에게 명절은 ‘메울 수 없는 구멍’을 확인하는 날이 아닐까요?”

지난 25일 만난 전근배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 정책국장(32)은 시설 입소 장애인에 견줘 명절의 의미를 ‘소외감과 외로움이 더 커지는 날’로 해석했다. 명절이나 성탄절 등 특정일에 시설 내부를 꾸미고 자원봉사자들이 위로방문한 뒤에 찾아오는 허전함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설·추석 때 시설에 입소한 장애인들은 한곳에 모여 귀성길 정체나 명절 특집 프로그램 등을 보며 명절 연휴를 보낸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명절’의 따뜻한 추억을 TV로 경험하는 것이다. 명절에 체감하게 되는 가족에 대한 공백을 자원봉사자들의 위로방문이 대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관점에선 명절 시설 위로방문이 봉사나 헌신으로 비춰지는 것도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는 부분이다. 시설 거주 장애인들을 위한 방문이지만 정작 당사자들에 대한 고려가 배제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전 정책국장은 “장애인들을 ‘보호’란 명분으로 ‘격리’하지 말고, 지역사회에서 일반 사람들과 함께 살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선 시설을 향한 사회적인 인식 전환이 우선돼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대개 사회복지시설에 장애인들이 수용돼 생활하는 것을 당연히 여긴다. 가족 중 장애인이 있고, 가족들이 그를 돌볼 여력이 없는 경우에는 당연히 시설에 보내는 것을 이상하다고 받아들이지 않는다. 시설에서 장애인들끼리 생활하지 않고 비장애인과 어울려 생활하는 게 당연하다는 인식을 가지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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