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금슬금 손님 품에 쏘옥…이리저리 다니며 장난질…‘라쿤카페’ 가봤나요

  • 권혁준
  • |
  • 입력 2018-01-04 08:04  |  수정 2018-01-04 08:05  |  발행일 2018-01-04 제25면
■ 대구 동성로에 전문카페
20180104
라쿤 한 마리가 창가에 있는 선반에 올라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180104
지난 2일 대구 중구의 한 라쿤카페에서 손님들이 라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TV에서나 볼 수 있는 라쿤을 직접 보니 정말 귀엽고 신기해요.”

지난 2일 오후 4시 대구 중구 동성로의 한 라쿤카페.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라쿤’을 보기 위한 손님들로 북적였다. 입장료를 내고 카페 안으로 들어가보니 아메리카너구리과의 라쿤들이 카페 내 설치된 놀이터를 오가며 장난을 치고 있었다. 2~3마리는 계단을 이용해 창가에 있는 선반에 올라가 휴식을 취했다. 또 호기심이 많은 라쿤은 의자에 앉아 있는 손님에게 다가가 안기기도 했다. 사람들은 귀여운 얼굴로 애교를 부리는 라쿤을 사진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일부 손님은 라쿤에게 간식을 직접 주기도 했다.

김모씨(여·28)는 “라쿤을 직접 볼 수 있다고 해서 찾아왔다. 귀여운 외모에 애교스러움과 장난기 넘치는 모습이 매력적인 동물인 것 같다. 특히 알비노 라쿤은 흰색 털에 빨간 눈을 가졌는데 신기하다”고 말했다.

라쿤카페 대표는 “가게를 연 지 1년이 조금 넘었는데, 방송 등을 통해 라쿤카페가 알려지면서 손님들이 많이 찾고 있다”면서 “주로 젊은 연인이나 가족 단위 손님이 많고, 단골도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동물을 체험하고 싶어 하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최근 라쿤을 비롯해 미어캣·여우 등을 볼 수 있는 야생동물 카페가 인기를 끌고 있다. 대구의 라쿤카페를 비롯해 전국에 30여곳의 야생동물 카페가 성업 중이다. 야생동물 카페에선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는 희귀한 동물들을 눈으로 보고 직접 간식을 주는 등 체험도 할 수 있다.

연인·가족 단위 많이 찾아
라쿤에게 간식을 주거나
사진 담느라 여념 없어
전국 야생동물 카페 30곳

야생동물 인위적 환경에 노출
질병 전파·동물 복지 논란도
예방접종 반려화 교육 등
수입경로 제재 관리감독 필요


하지만 야생동물 전시·체험이 식음료 섭취와 함께 이뤄지는 야생동물 카페는 질병 전파 및 동물복지 문제 등으로 논란이 일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11월 녹색당은 ‘서울시내 야생동물 카페 전수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들은 보고서를 통해 야생동물 카페가 각종 인수공통 병균의 감염 가능성을 높여 공중보건상 심각한 위험을 야기할 수 있으며, 인위적 환경으로 인해 전시되는 동물의 복지와 건강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라쿤카페 프랜차이즈 본사인 보니타디 김상철 대표는 “카페에서 볼 수 있는 라쿤은 반려화 교육을 통해 사람과 친숙하게 지낼 수 있도록 훈련 받은 라쿤들”이라며 “동물단체에서 질병 감염 위험, 카페 내 환경 등에 대한 지적을 해줬다. 사람과 라쿤 모두 안전하고 건강할 수 있도록 단계별 예방접종과 정기적 검사를 하고 있고, 동물복지를 위한 시설 등 환경 조성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라쿤카페에서 라쿤을 보고 난 뒤 직접 키우기 위해 해외에서 무분별하게 수입하는 이들이 많다. 일본 등 해외에선 생태계 교란종으로 분류돼 있는 만큼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로 입양할 경우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정부가 수입경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등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글·사진=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기자 이미지

권혁준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