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정상회담 6∼7월로 연기설…“폼페이오 인준 시간 필요”

  • 입력 2018-03-16 00:00  |  수정 2018-03-16
■ NYT·WP 보도
“임명되기 전까지 대북라인 공백
공식접촉 채널 없어 차질 불가피
이란 核합의 문제 재부상도 악재”
20180316

미국의 외교 수장인 국무장관의 갑작스러운 교체로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백악관이 새 국무장관으로 지명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사진>에게 힘을 실어주고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그룹까지 만들어 속도를 올리고 있지만 넘어야 할 난관도 많기 때문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각) 폼페이오 지명자의 상원 인준 절차가 끝날 때까지 북미 정상회담이 지연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대북 매파’로 분류되는 폼페이오의 기용이 회담 자체를 무산시킬 것으로 보는 행정부 관료는 거의 없지만, 정상회담 예정 시한인 5월 말 전까지 인준 절차를 끝내고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착수하려면 시간이 부족하다는 게 공통적인 시각이다.

통상 상원 인준에 여러 주가 걸리는 데다 아직 백악관이 인준 서류 작업도 끝내지 못했다고 복수의 관계자들이 이 신문에 전했다. 폼페이오 지명자는 정식 임명 전까지는 북한 외무상은커녕 한국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도 공식 접촉할 수 없어 차질이 예상된다고 NYT는 내다봤다.

대북 외교라인이 전멸한 상태라는 점도 ‘연기설’에 조금씩 무게를 싣고 있다.

북한과의 협상을 전담해온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최근 돌연 은퇴를 선언했고, 주한 미국대사 자리는 1년 넘게 공석 상태다. 이 때문에 백악관 내부에서조차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됐던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를 낙마시킨 일을 후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새로운 주한 미대사 후보로는 주한미군사령관을 지낸 제임스 서먼과 월터 샤프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한 한국 정부의 특사단이 중개한 이번 북미 정상회담을 북한 정부가 아직도 공식 확인하지 않고 미국과의 직접 외교채널을 가동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점도 회담 지연설의 근거로 제시된다.

워싱턴포스트(WP)도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을 제기했다. 에런 데이비드 밀러 우드로윌슨센터 부소장은 WP에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며 5월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이 6월이나 7월로 미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정상회담 준비를 대부분 주도하고 있으나 상급자인 허버트 맥매스터 NSC 보좌관도 조만간 경질될 것이라는 루머로 어수선한 상태다. 중대 회담을 앞두고 이뤄진 외교사령탑의 교체와 별도로 최대 안보 현안 중 하나인 북핵 문제 타결을 위한 이번 정상회담의 무게를 고려할 때 두 달도 안 되는 준비 기간은 턱없이 모자란다는 지적도 있다.

WP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정상회담 전 많은 예비회담을 통해 회담 테이블의 크기와 모양에서부터 모든 부분을 사전에 조율한다. 북미회담엔 한국·일본·중국 등 관련국과의 협의도 필요하다. 적어도 몇 달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타이밍이 더욱 복잡한 것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의 만남 무렵인 5월 중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와 관련한 중대 결정을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합의를 파기하고 제재를 재개할 수 있다고 위협해왔는데, 정말로 이란 핵합의가 틀어질 경우 북한과 대화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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