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0m까지 다가선 北美…핵담판 막 올랐다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에어차이나 소속 항공기를 타고 싱가포르에 도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왼쪽). 캐나다 G7정상회의를 마치고 곧바로 날아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밤 싱가포르 파야 레바르 공군기지에 도착해 회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싱가포르에 각각 도착하면서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세기의 비핵화 담판은 12일 오전 9시(한국시각 오전 10시) 싱가포르의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개최된다.

김정은, 中비행기 빌려 타고 직행
전용기 2대 띄워 하늘길 연막작전
트럼프 “위대한 北 만들 최후 기회
비핵화 진정성 1분 대화면 파악”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에어차이나 소속 보잉 747기를 타고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했다. 인민복 차림의 김 위원장은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무 장관의 영접을 받았다. 김 위원장의 해외 나들이는 2012년 집권 이후 판문점과 중국을 제외하면 이번이 처음이라서 세계 언론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이 때문인지 북한은 김 위원장의 동선을 감추기 위해 싱가포르행 항공기를 3대나 띄울 정도의 연막작전과 함께 보안에 신경을 쓰면서 싱가포르에 입국했다.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 현지 경찰의 삼엄한 호위를 받으며 세인트 리지스 호텔로 이동한 직후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를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9일 오전(현지시각) 주요 7개국 정상회의가 열린 캐나다에서 곧바로 출국, 전용기로 이날 밤 싱가포르 레바르 공군기지에 도착해 숙소인 샹그릴라 호텔로 향했다. 두 정상의 숙소 간 직선거리는 570m에 불과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출국 전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위대하게 만들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단 한 번의 기회(one-time shot)"라며 “1분이면 (비핵화에 대한) 김 위원장의 진정성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상회담에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젠 기도하는 심정으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마음으로 싱가포르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문재인정부의 분위기를 전했다. 회담 결과에 따라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의 밑그림이 달라지는 것은 물론 북미 간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온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에 대한 평가가 갈릴 수 있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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