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기 나서나…핵·미사일 동결 가시적 조치 주목

  • 입력 2018-06-14 00:00  |  수정 2018-06-14
동창리 로켓시험장 우선 거론
北,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기 나서나…핵·미사일 동결 가시적 조치 주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북한이 앞으로 관련 시설 폐기 절차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어떤 장소에 있는 미사일 시험장을 제거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 언급대로 미사일 엔진시험장 등의 제거에 나선다면 이는 핵실험장 폐기에 이은 조치로, 핵·미사일 동결의 가시적인 행동으로 평가될 수 있다.

앞서 북한은 최근 평안북도 구성시 이하리에 있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북극성 2형’의 지상 시험용 발사대를 폐기한 바 있다. 현재 폐기 예상 미사일 시설로는 ICBM급 미사일 엔진시험이 이뤄진 동창리 로켓시험장과 장거리 로켓 발사대를 꼽을 수 있다.

북한은 작년 3월18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발사장에서 액체연료를 쓰는 신형 엔진 연소시험에 성공하고 공식 매체를 통해 이를 공개했다. 연소시험을 참관한 김정은 위원장은 이를 ‘3·18 혁명’으로 극찬하고 엔진 개발을 주도한 과학자를 업어주는 등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3·18 혁명 엔진은 작년 5월14일 화성-12형에 장착돼 성능을 입증했다. 이후 발사된 ICBM급 화성-14·15형도 1단 추진체에 3·18 혁명 엔진을 장착한 것으로 추정됐다.

또 함경북도 동해안의 신포 조선소 인근에선 주로 SLBM 시험발사와 엔진시험이 이뤄진다. 북한은 작년 8월 신포 앞바다에서 SLBM인 북극성-1형을 시험 발사했다. 평양 산음동에 있는 미사일 종합 연구단지도 폐기 대상으로 지목된다. 이곳에서는 그간 각종 탄도미사일 기술개발과 함께 엔진시험이 진행돼왔다. 군의 한 관계자는 “평양 산음동 연구단지에선 주로 실내에서 미사일 기술개발이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며 “실내 시험은 은밀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군과 정보당국은 북한이 핵실험장에 이어 미사일 엔진시험장 등 관련 미사일 시설 폐기에 나선다면 이는 역으로 핵·미사일 고도화 기술을 완성했다는 자신감 때문일 것으로 분석했다.

6차례의 핵실험으로 자칭 ‘핵보유국’ 선언을 한 북한은 화성-15형 발사 성공으로 ‘핵무력 완성’을 주장한 바 있다. 군의 한 소식통은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는 핵 기술이 완성됐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며 “북한이 미사일 엔진시험장도 전면 폐기한다면 ICBM과 관련한 엔진 고출력 기술과 클러스터링(엔진 결합) 기술을 완전히 확보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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