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존경·똑똑한 협상가” 김정은 칭찬에 침 마르는 트럼프

  •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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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14   |  발행일 2018-06-14 제15면   |  수정 2018-06-14
‘훌륭한 인격’ ‘조국 무척 사랑’ 등
“회담 성공적” 자평하며 연일 칭송
우방국 지도자에 욕설 세례와 대조
“영광·존경·똑똑한 협상가” 김정은 칭찬에 침 마르는 트럼프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포괄적이고 모호한 형태의 비핵화를 약속한 대신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이라는 언질을 받은 것은 북한과 중국이 거둔 전략적 승리라는 중화권 매체와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왔다. 지난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단독회담 중인 김정은 위원장의 눈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현지시각) 열린 북미정상회담을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연일 칭송해 화제다. 양국이 적대관계에서 신뢰관계로 돌아섰다는 의미로 해석되지만, 수많은 인명을 살상한 독재자에 대한 트럼프의 발언이 적절치 않다는 비난 여론이 거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향해 “누구도 잡지 못한 기회를 활용해 영광스럽고 새로운 안보, 번영의 시대를 연 지도자로 기록될 것”이라며 “대단히 강력한 맥락하에서 이뤄진 회담으로 새로운 역사의 장을 썼다”고 평했다.

앞서 이날 회담 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매우 영광스럽다. 우리는 훌륭한 관계 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했고, 미국 방송 CNN은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정상을 만나서도 영광스럽다는 표현을 쓴 적이 없었다. 놀라운 모습”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또 회담을 마친 후 공동성명에 서명할 때 취재진이 ‘이번 회담에서 김 위원장에 대해 가장 놀란 일이 무엇이냐’고 묻자 “훌륭한 인격(great personality)에 매우 똑똑하더라(very smart). 좋은 조합”이라며 “김 위원장이 매우 재능 있는(talented) 사람이며, 자신의 조국을 무척 사랑한다는 점도 알게 됐다. 존경할 만하고 똑똑한 협상가"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13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그의 나라를 위해 멋진 일을 보고 싶어하는 김정은과 잘 지냈다”며 ‘폭풍칭찬’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김 위원장에 대한 칭찬 세례는 저스틴 튀르도 캐나다 총리 등 우방국 지도자에게 욕설을 퍼부은 것과 대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만나러 싱가포르로 떠나기 직전 참석한 G7 정상회의에서 공동 선언문 서명에 불참하는 등 우방국과 우방국 지도자를 드러내놓고 경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미국의 시사 매체 ‘애틀란틱’은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주의엔 (오히려)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며 “러시아뿐 아니라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필리핀 등의 독재 체제에는 눈을 감고, 이들 국가의 지도자와 각별히 잘 지내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극찬하는 것은 김 위원장이 북한 정권의 정통성을 강화하는 데 크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북미정상회담을 마치고 13일 오전 7시 평양국제비행장을 통해 귀환했다고 북한 매체가 이날 보도했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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