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정상회담] "백두산 등반, 통일로 가는 길 되길"…기대 부푼 시민들

  • 입력 2018-09-20 00:00  |  수정 2018-09-20
시민들, 서울역·동서울터미널 대합실서 정상회담 중계에 시선집중
일부에선 "국내 현안 놔두고 정치적 쇼" 비난도

 "두 정상의 백두산 등반이 통일로 가는 길이 되지 않겠어요?"
 남북정상회담 마지막 날인 20일 시민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천지에 올랐다는 소식에 상기된 표정으로 통일에 대한 희망을 내비쳤다.


 일부에서는 백두산 등반을 두고 '정치적 쇼'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서울역 대합실 TV 앞에는 남북정상회담 관련 뉴스를 보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TV 앞을 무심히 지나던 시민들도 남북 정상이 백두산 천지에 도착했다는 자막이뜨자 잠시 멈춰서 화면을 응시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 60대 남성은 아예 삼각대에 카메라를 설치해 두고 백두산 천지를 비추는 TV 화면과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모습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 남성은 "백두산 등반이라는 오늘같이 역사적인 순간과 시민들의 반응을 기록하고 싶어 카메라를 들고 나왔다"며 "이번 정상회담으로 평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간 것 같다"고 말했다.


 출장을 가던 신 모(81) 씨는 "백두산은 북한의 상징이고 문재인 대통령은 등산을 좋아하니 뜻이 맞은 것 같다"며 "백두산은 우리 민족의 삶의 터전으로 두 정상의등반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모(37) 씨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개방 의지를 볼 수 있었다. 예전에 갈등하던 모습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서울 광진구 동서울버스터미널 대합실에서도 TV에 나오는 백두산을 바라보며 웃음 짓는 시민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김 모(69) 씨는 "어제 문재인 대통령의 말처럼 5천년을 헤어져 살던 민족에게 희망이 생겼다"며 "실질적으로는 비핵화가 우선돼야 하겠지만 모든 것이 뜻대로 이뤄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 모(52) 씨는 "이번 정상회담으로 평양에 갈 수 있는 시간이 앞당겨진 것 같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에 온다고 하는데 올해 안에 실현된다면 확실히 관계가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버스 출발을 10분 앞두고 TV 앞에 걸음을 멈춰선 버스 기사 김 모(44) 씨는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책상 앞이 아니라 백두산에 갔다고 하니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에 대한 불신과 일정에 없던 백두산 깜짝 등반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날 영등포역 대합실 TV 앞에서 두 정상의 백두산 등반 소식을 접한 두 중년 남성은 '다 쇼 아닌가'라며 대화를 주고받았다.


 남 모(56) 씨는 "백두산 등반은 보여주기가 아닌가 싶다"며 "국내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최저임금 문제 등 경제에 좀 더 치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와 대북관계가 함께 가야 하는데 (북한 문제에) 너무 조급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모(85) 씨는 "연평도 폭격 같은 사건이 옛날 일이 아닌데 갑자기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손을 잡으니 언제 북한이 딴소리할지 모르겠다"며 "나이 먹은 사람들에게도 갑작스러운 변화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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