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때 ‘르네상스’ 실체 확인

  • 김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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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29 07:14  |  수정 2019-01-29 08:28  |  발행일 2019-01-29 제1면
당시 상세하게 다룬 美 잡지
대구음악협회, 확보 후 번역
“바흐 음악 들렸단 내용 없어”
20190129
1951년부터 3년 이상 운영된 것으로 보이는 대구 향촌동의 클래식 음악감상실 ‘르네상스’ 입구 모습. 미국 음악잡지 ‘에튜드’ 1953년 10월호에 실린 사진이다. (대구음악협회 제공)

한국전쟁 때 외신기자들이 대구 향촌동의 클래식 음악감상실 ‘르네상스’를 둘러보고는 놀라워하며 ‘폐허에서 바흐의 음악이 들린다’고 타전했다는 이야기가 음악인들 사이에 회자되어 왔다. 그 음악감상실 ‘르네상스’에 대한 기사가 실린 음악잡지를 대구음악협회(회장 이치우)가 최초로 확보했다. 대구음악협회는 이 미국의 음악잡지 ‘에튜드’ 1953년 10월호를 지난해 여름 인터넷 경매를 통해 확보한 뒤 최근 그 내용을 번역했다.

‘코리아 콘체르토’라는 제목의 이 기사는 두 쪽에 걸쳐 게재되어 있으며, ‘르네상스’ 입구 사진을 비롯한 세 장의 관련 사진도 함께 실려 있다. 기사는 1952년 겨울 어느날 ‘르네상스’를 방문해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을 신청해 듣고는 그 현장 분위기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르네상스’의 분위기와 주인 박용찬에 대한 이야기, 소장 음반에 대한 놀라움과 축음기, 당시 한국 클래식 음악 상황 등을 담고 있다.

미군 병사로 보이는 엘킨스와 제닝스가 쓴 이 기사는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이 작은 뒷골목 가게는 모든 남한 음악애호가들을 위한 성지가 되었다’고 하면서 ‘만약 이 나라의 클래식 음악에 르네상스가 온다면 그것은 이 다방의 주인 박용찬에게 돌려야 할 것이다’라고 적고 있다. 한편 이 기사에는 ‘폐허에서 바흐의 음악이 들린다’라는 문구는 들어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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