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 증가분 92%가 50대 이상…건설마저 취업절벽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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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14   |  발행일 2019-02-14 제16면   |  수정 2019-02-14
■ 1월 ‘고용 쇼크’ 원인

1월 고용 성적표에는 정부가 재정으로 지원하는 노인 일자리 사업에 따른 영향이 두드러지게 반영됐다. 사업 규모를 작년보다 4배 이상 늘려 조기 모집하면서 취업자 증가 폭이 마이너스에 빠질 가능성을 막았지만, 그간 일을 하지 않던 고령층의 구직활동을 촉발하면서 실업률을 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밀어올린 것. 구조적 요인과 경기 둔화가 맞물리며 주력업종의 일자리 감소가 두드러진 점도 특징이다. 제조업 취업자 감소 폭이 커지고 건설업 취업자마저 30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 대표적이다.

경기 둔화 등 영향 일자리 감소
노인 구직자, 인구보다 빨리 늘어
60세 이상 실업률 전년比 2.8%p↑
정부, 공공기관 2만5천명 채용
일자리 15만개 창출 목표 총력


◆중장년층 중심 악화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1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실업 지표는 50대 이상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악화했다.

실업자 증가분 20만4천명 중 13만9천명이 60세 이상이었고 50대도 4만8천명을 차지했다. 50대 이상이 약 92%를 차지한 셈이다.

실업자가 급증하면서 60세 이상 실업률은 1년 전보다 2.8%포인트나 높은 7.4%까지 치솟았다. 2010년 2월(3.9%포인트)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50대 실업률은 2.9%로 같은 기간 0.7%포인트 오르면서 오름폭이 60세 이상에 이어 둘째로 컸다. 여기에는 지난달 시작된 노인 일자리 사업의 영향이 컸다는 것이 정부의 분석이다. 지난달 시작된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지금까지 14만명이 채용됐다. 올해 채용 계획은 18만명으로 지난해(4만명)의 4배가 넘는다.

실제로 지난달 인구 대비 경제활동인구를 뜻하는 경제활동 참가율을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은 38.9%로 1년 전보다 1.8%포인트나 상승했다. 2014년 2월(1.8%) 이후 최대 상승 폭으로 전 연령대 중 상승 폭이 가장 컸다. 그만큼 지난달 60세 이상 구직자가 인구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었다는 뜻이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8.9%로 9%에 육박했지만, 상승 폭(0.2%포인트)은 중장년층에 비교해 작았다. 40대 실업률은 2.6%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상승했고 30대는 0.1%포인트 하락한 3.0%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다음 달 노인 일자리 요인이 사라지면 실업 지표가 개선될 수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2만5천명 신규채용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13일 “1월 취업자가 전년 동월 대비 1만9천명 증가해 2개월 연속 한 자릿수 증가에 머무는 등 엄중한 상황"이라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제8차 경제활력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국정운영의 최우선 순위를 일자리여건 개선에 두고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을 총동원해 일자리 창출 목표 15만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총력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어려운 일자리 여건을 타개하기 위해 공공기관이 선도적으로 일자리 확대에 나서 당초 신규채용 규모 2만3천명은 착실히 추진하고 추가로 2천명 이상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공공기관 시설 안전 및 재난 예방 등 안전분야 필수인력을 우선적으로 다음 달까지 확충하겠다"면서 “신규채용인력 2만5천명은 모두 정규직"이라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이 밖에 민간일자리 창출 지원을 위해 규제 샌드박스 신청과제 20건에 대해 다음 달 초까지 심의를 끝내고, 광주형 일자리를 모델로 노·사·지자체·주민 등 지역 내 경제주체 간 협력을 통한 상생형 지역 일자리 모델 확산방안을 이달 중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또 1분기에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조성계획을 확정하는 등 대규모 기업투자 프로젝트 조기착공을 지원해 투자·고용 창출 효과를 조기에 가시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상반기 내에 주력산업, 신산업, 서비스산업 등 산업별 경쟁력 제고나 활성화 대책을 시리즈로 발표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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