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운 대구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 이탈리아 관객 홀리다

  • 김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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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17 08:09  |  수정 2022-01-17 08:12  |  발행일 2022-01-17 제20면
골도니극장 수석객원지휘자 임명 후
伊 명절 주현절 콘서트서 첫 지휘
패러디오페라 '운수 좋은날' 등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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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운(왼쪽 셋째) 대구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가 지난 6일 이탈리아 골도니극장에서 골도니극장 오케스트라의 신년음악회를 지휘한 후 연주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박지운 대구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가 이탈리아 리보르노 시에 있는 골도니극장에서 2022년 새해음악회를 지휘했다.

박지운 지휘자가 지난해 3월 골도니극장 오케스트라 수석객원지휘자(3년 임기)로 임명된 후 코로나19로 인해 계속 연주회 지휘가 연기되다가 지난 6일 송년·신년특별음악회 시리즈의 하나로 마련된 '주현절 콘서트'에서 처음 지휘를 하게 된 것. 주현절은 이탈리아의 큰 명절이다.

리보르노 극장은 1847년에 건립됐다. 건립 당시에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규모가 컸던 유서 깊은 극장으로, 지금은 1천150석 정도 수용인원을 갖춘 아름다운 극장으로 탈바꿈했다.

독특하게도 이탈리아에서 유일하게 천장 중앙에 개폐를 할 수 있는 장치가 있어 여름밤에는 시원한 야외공기를 만끽하며 공연을 즐긴다. 특히 2차 대전 당시 연합군의 폭격으로 리보르노 도시의 80%가 파괴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이 극장은 살아남아서 170년 전의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

리보르노는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오페라 작곡가 중 한 명인 피에트로 마스카니의 고향이어서, 흔히들 리보르노를 그의 대표작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의 성지라고 할 정도다.

박지운 지휘자는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에게 베르디 오페라 '운명의 힘' 중 서곡, 푸치니 오페라 '잔니스키키' 중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 중 '저기서 우린 손을 잡을 거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 등을 지휘했다.

특히 박 지휘자가 현진건 원작의 개화기 소설을 1980년대 대구 신천변으로 무대를 옮겨 패러디한 오페라 '운수 좋은 날' 중 간주곡을 이번 공연에서 선보여, 연주자들과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

'운수 좋은 날'은 박 지휘자가 대본·작곡·지휘를 맡아 2011년과 2013년 국립오페라단 창작공모전에서 2번 당선된 이후 여러 공모전에서 당선하고, 전국에서 공연되어온 우리말 오페라다.

박 지휘자는 "대구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로서, 대구 출신의 음악가로서의 자긍심을 그들에게 한껏 불어넣은 연주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지휘자가 이끄는 대구시립합창단은 골도니극장의 초청을 받아 오는 가을에 이탈리아의 골도니극장과 베로나(Verona)극장, 포쟈(Foggia)극장 등을 순회하면서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작곡가 베르디의 레퀴엠을 연주할 예정이다. 이탈리아 오페라극장들로부터 시립합창단이 순회연주 초청을 받은 것은 한국 시립합창단 역사상 처음이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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