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칼럼] '이준석' 이어 누가 TK의 선택받나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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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05 06:37  |  수정 2022-12-05 06:47  |  발행일 2022-12-05 제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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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란 논설위원

정기국회 종료를 앞두고 국민의힘의 당권 경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전당대회가 내년 2월 말 혹은 3월 초로 예정되고 있으니 앞으로 대구경북을 향한 구애는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그것은 모두가 익히 알다시피 TK가 당원이 가장 많은 '국힘'의 최대 주주이기 때문. 여기에 지난 총선에 불출마한 뒤 대선과 경기지사 경선에선 연달아 낙마하고 정계 은퇴를 고민하던 유승민 전 의원이 당권 유력 후보로 다시 소환되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배신자' 낙인으로 오랜 세월 내놓은 자식 취급을 받은 그가 고향에서 '동정'받는 상황으로 전개가 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으니. 팔이 안으로 굽는다 하지 않나. 그는 어쨌든 대구경북이 배출한 인재이고, 시간은 삭이지 않는 것이 없으니까.

실제로 그런 조짐이 없는 것이 아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 당 대표 적합도에서 단연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그의 대구경북 지지도가 예전에 비해 상당히 나아진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경선 룰인 책임당원투표 70%, 일반여론조사 30%를 반영할 경우 당선 가능성은 낮아진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도가 30% 안팎을 겨우 오르내리는 낮은 상황이어서 '친윤'에서 유 전 의원의 부상을 두고 보기는 쉽지 않을 듯. 윤 대통령과 대척점에 서서 연일 잽을 날리고 있는 그가 혹여 내년 총선을 책임질 대표로 당선된다면…. 상상하기도 싫은 시나리오일 것이다.

유 전 의원과 더불어 현재 지지율 선두군을 형성하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도 당내 주류라고 할 순 없다. 그중 나 전 의원은 윤 정부의 공직을 맡아 출마가 쉽지 않아 보이는 데 비해 안 의원은 열심히 표밭갈이에 나서고 있다. 대선주자급으로서 중도 확장성을 내세우면서 특히 대구경북에서는 본향이 영주라며 TK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당 주도권을 쥐고 있지만 대중 인지도가 높은 후보군을 확보하지 못한 '친윤'에겐 위협적이다.

지탄받을 것을 감수하고 이른바 '친윤 부부동반 관저 만찬'이 당 지도부 관저 만찬보다 먼저 이뤄진 사실을 공개한 것은 이런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되돌리기 어렵게 되기 전에 공천에 목을 매야 하는 당내 의원들을 향해 '누구'에게 줄을 서야 하는지 잘 판단하라는 주문이 담긴 건 아닌지. 당원 투표 비율이 올라갈수록 일반 여론보다는 이른바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의 영향력이 커지는 전당대회 경선 룰 개정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임기 고작 6개월을 넘긴 대통령의 입김은 여당에게 확실히 실릴 것이라는 가정하에 본다면 김기현·권성동·윤상현 의원 등 당권 주자군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친윤'이 확실히 민다면 그 후보의 역전이 불가능하지 않다. 결론적으로 국민의힘 당권 판세는 오리무중이다.

상황이 이러니 대구경북의 역할은 한층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대구경북은 30대 0선의 '이준석'을 당 대표로 만들어 정권 창출에 시동을 걸었다. 이번 선거에서도 전략적 고민이 필요하다. '국힘' 유권자의 당 대표 선출 기준은 누가 총선을 이기고 정권 재창출의 주춧돌을 놓을 수 있는 후보인지에 맞추어져야 한다. TK의 선택에 나라의 명운이 달려있다.이영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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