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마경제] '독감 접종 비싼 게 좋은거?'…천차만별 백신 가격에 '고민'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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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12 18:03  |  수정 2024-01-04 10:43  |  발행일 2023-11-13
전문가들 “사실상 모든 백신 효과는 동일”
대구 백신 평균 가격 3만6천원. 경북 3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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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1일 대구 달서구 대구보훈병원에서 어르신이 독감 무료 접종을 받고 있다. 영남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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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인플루엔자) 백신으로 뭘 맞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비싼 게 좋은 거겠죠."

  

동장군이 일찍 찾아오면서 맘카페에 요즘 이런 질문이 단골로 올라오고 있다. 동절기를 맞아 독감백신 접종은 필수지만 만만찮은 접종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독감백신 가격은 2만~5만원대로 편차가 크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옛말도 있지만 독감백신만큼은 예외다. 사실상 모든 백신의 효과는 동일하다.

1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이날 기준 대구지역 독감백신 평균 가격은 3만6천111원이다. 대부분 병·의원에서 국산 백신 가격은 3만5천원~4만원, 수입산은 4만원~4만5천원을 받고 있었다. 간혹 3만원짜리 백신도 있지만 모두 품절 상태다.

지역별 독감백신 가격은 강원(4만원)이 가장 비쌌다. 제주(3만9천750원), 충남(3만9천286원), 전북(3만9천167원), 울산(3만9천33원), 경북(3만8천333원) 등도 상위권이다. 반면 부산은 3만5천887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대구(3만6천111원), 경남(3만6천407원), 인천(3만6천517원)도 저렴한 편에 속했다.

2023~2024년 동절기 독감에 대비하기 위해 국내에서 사용되는 백신은 총 9개 사 11개 품목이다. 모두 '4가' 백신으로, 세계보건기구가 이번 절기 유행을 예측해 권장한 바이러스 종류들이 모두 포함돼 있다. 독감백신은 A형 독감 바이러스 2종류와 B형 1종류 등 독감 바이러스 세 가지를 예방하는 '3가 백신'과 A형과 B형을 각각 2 종류씩 예방하는 '4가 백신'이 있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모든 백신의 효과는 동일하다고 본다. 현재 정부가 지원하는 백신은 국내산 11개 품목으로 모두 국가출하승인을 마쳤다. 독감 예방 효과와 안전성을 정부가 모두 입증했다는 걸 의미한다. 제품이 다를 뿐 품질과 효능, 효과는 같다. 병·의원에서 유료 접종 때 맞는 백신은 국가에서 지원하는 백신과 동일하다.

그렇다면 똑같은 백신인데 왜 가격 차이가 나는 걸까. 독감백신은 비급여 항목으로 예방접종 의료행위에 대한 비용을 병원이 자체 책정한다. 따라서 병원과 백신 공급업체 간 계약 조건이나 병원 이익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수입산 백신이 국내산보다 가격이 높은 것은 원료 차이보다는 환율이나 유통절차에 따른 영향이 크다.

가장 중요한 건 독감백신 접종 그 자체다. 특히 올해는 7~12세 초등생을 중심으로 독감이 크게 유행하고 있어 백신접종이 꼭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이 최근 발표한 감염병 표본감시자료를 보면, 독감 의사환자분율은 외래환자 1천명당 39명으로, 1주 전(32.6명)보다 6.4명 늘었다. 올해 유행 기준(6.5)의 6배, 지난해 같은 기간(9.3명)과 비교해 4.2배 높다.

송정흡 전 경북대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백신마다 제조사가 달라 어느 것이 얼마만큼 좋다고는 말할 순 없다. 효능이 같아 굳이 비싼 백신을 맞을 이유는 없다"면서 "백신가격보다는 백신을 맞아 독감을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생후 6개월 이상부터 13세 어린이(2010년 1월1일~2023년 8월31일 출생), 임신부, 65세 이상 어르신(1958년 12월31일 이전 출생)은 무료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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