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책 속으로의 여행, 김원일 작가의 '마당 깊은 집'으로 떠나볼까?

  • 이원욱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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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23 11:12  |  수정 2024-04-24 08:10  |  발행일 2024-04-24 제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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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일 작가의 소설 '마당 깊은 집'의 배경을 재현해놓은 '마당 깊은 집'에서 홍순덕 해설사가 한 관람객에게 해설을 하고 있다. 오른쪽에 '마당 깊은 집'의 모형이 보인다.

문학 교수들은 문학작품을 더 잘 이해하는 방법으로 작품 배경이 되는 장소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이른바 '작품 속으로의 여행'은 앞서 봤던 작품에 대한 감상을 풍부하게 하며 작가의 문장 속에 숨겨진 속뜻을 깨닫게 해준다.

대구 중구 계산동 2가에는 김원일 작가의 자전적 소설(자기의 생애나 그 일부를 소재로 쓴 소설)인 '마당 깊은 집'의 배경을 그대로 재탄생시킨 전시공간이 있다. 이곳에는 소설의 스토리와 등장인물뿐만 아니라 1950년대 대구 피난민의 삶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했다. 대구 골목투어 중 2코스인 근대문화골목 코스에도 포함됐다.

전시관 입구에는 소설 속 집을 축소한 모형이 전시돼 있다. 특히, 대문 앞을 유심히 살펴보면 4~5개의 계단을 볼 수 있다. 관람객들은 주변 지대보다 현저히 낮은 마당을 눈으로 확인하며 작가가 제목을 왜 그렇게 붙였는지 이해한다.

김원일 작가는 고향 진영(경남 김해)에서 13살에 대구에 올라와 세 들어 살던 집을 마당 깊은 집으로 표현했다. 소설은 6·25 전쟁이 끝난 직후인 1954년부터 1년 동안 대구의 중심부 일대를 배경으로 한다. 전시관 한편에는 소설에 등장하는 길남이(주인공)네 가족뿐만 아니라 주인집과 함께 세 들어 사는 다른 피난민 등 여러 등장인물을 표정까지 묘사해 그려놓았다. 관람객들은 글로만 만났던 인물의 생김새를 확인할 수 있다.

해설을 맡은 홍순덕 골목문화 해설사는 "소설에 등장하는 경기댁, 준호네, 평양댁 등은 다름 아닌 저마다의 사연으로 가난한 시절을 살아낸 우리의 예전 모습"이라며 "전시관에서 우리의 과거를 등장인물의 '인생어록'이나 미디어(1990년 소설을 원작으로 방영된 8부작 드라마) 등 다양한 매체로 경험해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원일의 마당 깊은 집은 오전9시부터 오후6시까지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월요일은 휴관.

글·사진=이원욱 시민기자 judge5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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