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임의 병원 복귀 움직임…사태 해결 시그널 될까

  • 논설실
  • |
  • 입력 2024-04-23 06:56  |  수정 2024-04-23 06:57  |  발행일 2024-04-23 제23면

정부가 의대 증원 규모를 대학 자율로 최대 절반까지 줄일 수 있도록 한 타협안을 내놨지만, 의사들은 요지부동이다. '증원 백지화' 없이는 어떤 대화나 협상도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와 전공의단체는 오는 25일 출범하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 참여도 거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병원을 떠났던 전임의(펠로) 복귀가 늘고 있는 건 그나마 다행이다. 이를 의정갈등 사태 해결의 시그널로 보긴 이르지만 의료공백 해소에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게 분명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1일까지 전국 100개 주요 수련병원의 전임의 계약률은 55.6%였다. 수도권 '빅5' 병원은 57.9%로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경북대병원을 비롯한 대구권 전임의 상당수도 계약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 초기 전임의 계약률은 30%에 머물렀다. 후배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에 동참해 병원을 떠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국 의대교수들의 사직이 예고되는 등 의정갈등 사태가 악화되고 있음에도 전임의 복귀율이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은 이례적이다. 의료공백 장기화에 따른 부담감과 함께 정부의 의대 교수 1천명 증원 방침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유가 어쨌건 전임의의 병원 복귀 행렬이 이어지는 건 바람직하다. 무엇보다 병원에 남아 고군분투하느라 '번아웃(탈진)' 상황까지 몰린 의료진에게는 천군만마가 될 것이다.

전임의 복귀를 바라보는 의사 사회의 시각은 곱지 않겠지만 배신자 낙인을 찍어선 안 된다. 정부가 한발 물러선 만큼 의사들도 유연한 자세를 가지길 바란다. 환자를 볼모 삼아 정부를 완전히 굴복시키겠다는 건 집단 이기주의로 비칠 뿐이다. 그건 국민이 용납 못 한다.

기자 이미지

논설실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