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장 시끄러운 도시' 대구, 경각심 높여야 오명 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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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24 07:01  |  수정 2024-04-24 07:02  |  발행일 2024-04-24 제27면

대구가 '소음의 도시'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가소음정보시스템이 지난해 전국 7개 특별·광역시별 병원·학교·주거지역을 대상으로 환경소음도(자동측정망)를 측정했더니, 대구가 평균 70.62㏈로 가장 높았다. 7년 연속 '가장 시끄러운 도시'로 낙인 찍힌 것. 70㏈은 지근거리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전화 벨 소리 또는 TV 시청에 방해되는 수준의 소음치다. 이만하면 대구에선 조용하고 쾌적한 환경을 기대하기 어렵고, 심할 경우 잠을 이루기도 여의치 않다는 얘기다.

소음 공해가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일상 방해는 물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각종 집회 확성기(70~90㏈)는 장기간 집중 노출 시 심혈관 질환을 부를 수 있다. 도시 소음의 대표적 요인인 자동차 경적(100~110㏈)은 일시적 난청을 유발할 수 있다. 전투기 이착륙 소음은 120㏈이니 고통의 강도는 설명할 필요도 없다. 더욱이 공동주택 층간 소음으로 인한 이웃 갈등은 폭행·살인 등 강력 범죄까지 낳고 있다. 소음 공해가 단순히 개인 삶의 질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의 안전을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조사 결과를 놓고 '자동측정망 표본이 적은 데다 공사장·공항·도로 소음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수치'라는 분석도 나왔다. 조사 방법에 다소 한계가 있었더라도 대구가 해마다 '소음 공해 대표 도시'로 평가되는 점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관련 법규를 다시 살펴 주요 소음 유발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지자체·시민 모두 소음에 대한 경각심을 새롭게 가져야 한다. 운전자들이 '자동차 경적 안 누르고 과속 안 하기'만 실천해도 소음 공해는 크게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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