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일엔 쿠팡맨' 부업 뛰는 N잡러 50만명 넘었다

  • 이지영
  • |
  • 입력 2024-04-29 19:22  |  수정 2024-04-29 19:33  |  발행일 2024-04-30 제1면
취업자 내 비중 2% 육박
청년층·40대 가파른 상승세
N잡러
연령대별 부업자 현황. 연합뉴스

# 20대 직장인 임모(대구 효목동) 씨는 일주일이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주중엔 문구 디자이너로 일하고, 주말엔 동네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뛴다. 직장 3년차인 임씨는 지난해 독립하면서 생활비와 용돈, 월세까지 혼자 책임져야 해 월급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임씨는 "주말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커피숍에서 일하고 60만원을 받는다. 사무실에서 투잡을 뛰는 직원이 3~4명은 된다"고 했다.


# 40대 가장 박모(대구 평리동) 씨는 15년째 차부품업체에서 관리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런데 올해 초부터 부업에 나섰다. 평일엔 '샐러리맨'이지만 주말은 '쿠팡맨'으로 변신한다. 올 초 아내가 회사를 그만두면서 아이 학원비를 벌어볼 요량으로 쿠팡에서 택배를 시작한 것. 박씨는 "주말에 5시간 일을 하면, 기름값 빼고 10만원 정도 번다"며 "한 달이면 40만~50만원인데, 아이 학원비는 보탠다"고 했다.


부업을 뛰는 이른바 'N잡러'가 청년층과 40대에서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 자료를 보면, 올 1분기 부업을 한 적이 있는 취업자는 전년 같은 분기(월평균·45만천명)보다 22.4%(10만1천명) 늘어난 55만2천명으로 집계됐다.


N잡러가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지만 증가세는 가파르다. N잡러 비중은 2019년 1분기 1.34%에서 지난해 1.97%를 기록, 2%에 육박했다.


연령별로 60대 이상이 19만4천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11만8천명), 40대(11만5천명), 30대(7만1천명), 청년층(15∼29세·5만3천 명)이 뒤를 이었다. 증가세는 청년층과 40대에서 뚜렷하다. 청년층 부업자는 1년 전보다 30.9%(1만2천400명), 40대 부업자는 27.7%(2만5천명) 급증했다.


N잡러 증가세는 배달라이더 등 플랫폼 일자리 증가와 관련 있다. 시간 제약없이 일할 수 있고 기존 일자리보다 손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N잡러의 노동시간이 늘었지만 소득 수준은 높지 않았다. 한국노동연구원 조사 결과, N잡러의 월 소득은 평균 294만7천원으로 단독 일자리 종사자보다 21만원 많았다. 하지만 시간당으로 환산하면 N잡러는 1만3천원으로, 단독 종사자(1만6천원)보다 적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이지영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