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위기' 대구경북 저축은행 연체율 8% 육박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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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02 07:04  |  수정 2024-05-02 07:04  |  발행일 2024-05-02 제1면
재정 건전성에 경고등 켜져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10.2%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기 탓에 대구경북권 저축은행(2금융권)의 연체율이 8%에 육박했다. 저축은행 재정건전성에 큰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1일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예금보험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대구·경북·강원지역 저축은행 연체율은 7.8%로, 전년 동월(4.2%) 대비 3.6%포인트(p) 뛰었다. 이 기간 전국 저축은행 연체율은 6.55%로 1년 전 같은 달(3.41%)보다 3.14%p 급증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여파로 9.2%까지 치솟았던 2015년 말 이후 최고치다.

이들 지역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10.2%까지 치솟았다. 1년 전(4.3%)보다 무려 5.9%p 늘었다. 고정이하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NPL)을 말한다.

실제 대구의 주요 저축은행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1년새 눈에 띄게 증가했다.

라온저축은행은 2022년 말 기준 5.44%인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2023년 말 18.16%로 12.72%p 급증했다. 유니온저축은행(10.43%p·2.26%→12.69%), 참저축은행(9.10%p·6.53%→15.63%)도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크게 늘었다. 대아저축은행(포항)은 지난해 말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24.23%이었다. 이처럼 대구경북권 저축은행의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한 가장 큰 원인은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높아서다.

금융권에선 저축은행의 부동산PF 비중이 17%를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PF 리스크가 크다고 평가받는 캐피털 등 여신전문금융사(7.4%), 증권사(4.1%)와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대구의 한 2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PF는 지속된 만기연장으로 사업성이 크게 악화된 상황"이라며 "코로나 팬데믹 후 저축은행이 부동산 담보나 PF 대출 비중을 높였는데,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전체 연체율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지방 저축은행의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 비수도권 소재 저축은행 편입 규제도 완화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매수자들도 지방 저축은행보다 수도권 저축은행을 선호해 인수합병(M&A)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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