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채상병특검에 "협치 잉크도 마르기 전 입법폭주…대단히 유감"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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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02 17:32  |  수정 2024-05-02 17:32  |  발행일 2024-05-02
대통령실 정진석 비서실장 브리핑
"정치적 의도 있어…엄중히 지켜볼 것"
사실상 거부권 예고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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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야당 단독으로 국회에서 통과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대통령실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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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이 통과되자 방청석에 있던 해병대 예비역 연대 회원들이 거수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2일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이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대단히 유감"이라며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예고했다.
대통령실 정진석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민주당의 특검 강행은 채 상병의 안타까운 죽음을 이용해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나쁜 정치"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실장은 특검법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이 이미 본격 수사 중이 사건"이라며 "진상규명보다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 실장은 "향후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한 정 실장은 최근 영수회담을 의식한 듯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발언도 이어갔다. 그는 "민주당이 오늘 국회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의사일정까지 바꾸며 일방 강행 처리한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협치 첫 장의 잉크 마르기도 전에 민주당이 입법 폭주를 강행했다"며 "여야가 힘을 합쳐 민생을 챙기라는 총선 민의와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민주당 등 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안'(채상병 특검법)을 통과시켰다. 채상병 특검법의 경우 이날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지만, 김진표 국회의장이 야권의 상정 요구를 받아들이며 표결이 진행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채상병 특검법이 상정되자 항의했지만 표결을 막을 수 없었고 본회의를 퇴장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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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기자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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