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테이블오더

  • 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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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07 06:49  |  수정 2024-05-07 06:48  |  발행일 2024-05-07 제23면

식당 한 편에 자리 잡고 보니 식탁엔 태블릿 하나만 덩그러니 설치돼 있다. 들어설 때 '어서오세요'라는 응대는 받았지만, 그다음 차례인 '뭘 드시겠습니까'가 없다. 마냥 기다리거나 불편한 기색으로 종업원을 부른다면 테이블오더가 처음이거나 아직 낯선 사람이다. 음식 사진과 가격이 포함된 태블릿 화면을 통해 메뉴를 선택하고 주문하는 시스템이다. 결제는 업소에 따라 선불일 수도, 후불일 수도 있다. 만약 선불로 주문한 음식을 로봇이 서빙한다면 식당 관계자들과는 어떤 접촉도 없이 식당 문을 나설 수도 있다.

디지털 세상의 편리함이 확산되면서 테이블오더를 채택하는 음식점이 빠르게 늘고 있다. 손님과 업주 모두에게 편리하고 도움이 된다는 장점이 강하게 어필되고 있는 상황이다. 종업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뭘 먹을지 눈치 아닌 눈치를 보며 고민할 필요도 없다. 주문한 메뉴의 수량과 가격 확인도 그 자리서 가능하다. 주문내역이 실시간으로 주방에 전달되기 때문에 조리 및 서빙시간 단축 역시 매력적이다. 업주 입장에서는 인건비 절감도 상당한 메리트다.

편리성·정확성·효율성으로 무장한 테이블오더는 지역에 따라 올해 관광서비스 시설환경 개선사업에도 포함돼 일부 지원이 가능해질 정도로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대면접촉이 크게 줄어드는 만큼 정(情)과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단골문화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태블릿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이 흔히 저지를 수 있는 주문 실수 등을 걸러 줄 대책도 필요해 보인다. 장준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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