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일어·중국어로 다시 만드는 한국콘텐츠 "잘 나가네"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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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08 15:46  |  수정 2024-05-09 07:49  |  발행일 2024-05-09 제17면
영화 '올빼미' 중국어 리메이크 계약
박찬욱 '올드보이' 美 시리즈로 제작
원작설정은 그대로 두고 현지화작업
올빼미
한국의 영화와 드라마들이 세계 곳곳에서 리메이크 되고 있다. 한국영화 중에서 중국에 최고가액으로 판권계약을 한 '올빼미'. <넥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범죄도시
시리즈 4편까지 제작된 영화 '범죄도시'는 미국 할리우드에서 수차례 리메이크 제안을 받았다.
롯폰기클라스
'이태원 클라스'는 일본 아사히 TV에서 '롯폰기 클라스'로 리메이크 해 큰 관심을 모았다. 출처 누리집
이태원클라스
'이태원 클라스'는 일본 아사히 TV에서 '롯폰기 클라스'로 리메이크 해 큰 관심을 모았다. <출처 누리집>

한국 콘텐츠들이 해외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흥미진진한 스토리, 아름다운 미장센으로 사랑받은 한국의 영화·드라마 원작들이 현지 배우와 정서로 탈바꿈해 세계 곳곳에서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 '스릴러 사극' 장르를 개척한 2022년 영화 '올빼미'는 최근 중국에 최고가액으로 판권계약을 마쳤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 명성의 감독 박찬욱은 이례적으로 대표작 '올드보이'를 미국 드라마 시리즈로 직접 만들 예정이다. 문화강국 한국의 인기는 좀처럼 시들지 않는다.

◇中 가는 스릴러 사극 '올빼미'
유해진·류준열 주연의 영화 '올빼미'는 최근 중국 제작사와 리메이크 판권 계약을 체결하고 중화권 진출을 목전에 뒀다. 코로나 시국인 2022년 개봉해 332만의 관객을 모은 '올빼미'는 그동안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스릴러 사극' 장르를 개척한 화제작이다.
콘텐츠미디어그룹 NEW에 따르면 '올빼미'는 중국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리메이크 권리를 확보해 프로덕션을 준비중이다. 중국에 판매된 한국영화 리메이크 판권료 중 최고가액으로 계약이 성사됐다는 후문이다. NEW는 리메이크 작품이 흥행할 경우 박스오피스 일부를 배분하는 형태로 추가 수익을 올릴 것이라고 전언이다.

◇할리우드판 '범죄도시' 제작중
괴물형사 마석도가 핵주먹으로 나쁜 세상을 응징하는 영화 '범죄도시'는 현재 4편까지 제작됐다.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어려운 요즘 영화계에서 현재 나온 4편의 영화 중 2편이 천만관객을 동원했다. 최근 개봉한 4편도 개봉 13일만에 850만명을 넘기면서 '천만관객' 초읽기에 들어갔다.
'범죄도시'는 한국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리메이크 제작요청이 전세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배우이자 제작자인 마동석에 따르면 1편을 제외하고, 2·3·4편에 리메이크 제안이 왔다. 현재 2편은 미국의 유명 프로듀서가 실제 진행을 하고 있다. 계약 당시 마동석이 배우로 출연하느냐가 관건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제작자 선에서 매듭지었다.

◇박찬욱 감독 美 안방극장 노크
탕웨이·박해일 주연의 '헤어질 결심'으로 2022년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은 최근 해외에서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도 그가 연출하고,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등이 출연한 TV드라마 시리즈 '동조자'가 미국 HBO 채널에서 순항중이다.
미국의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최근 박 감독이 라이언스게이트 텔리비전과 손잡고 대표작 '올드보이'를 영어판 TV시리즈로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올드보이'는 2003년 개봉했으며, 한국영화 최초로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으며 국제적 명성을 얻작품이다. 스파이크 리 감독이 2013년 할리우드에서 한차례 영화화 한 것에 이어 다시 안방 시리즈로 만들어지게 됐다.

◇숨은 명작 리메이크 바람 확산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는 순제작비 33억, 마케팅비 12억으로 2003년 개봉당시 파격적 제작비로 화제가 됐다. 하지만 개봉후 관람객은 7만3천여명에 그쳐 블록버스터급 제작비를 투입한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8.85(네이버 평점)의 관객평점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지만 상업적 흥행에는 철저히 배제된 것.
한국영화사에 아픈 손가락으로 남았던 '지구를 지켜라'는 올해 할리우드에서 전격적으로 리메이를 결정해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이밖에 화려한 정치계의 뒷모습을 그린 2015년작 '내부자들', 광역수사대의 유쾌한 활약상을 그린 '베테랑' 등도 할리우드 리메이크 버전을 논의중이다.

◇세계로 향하는 한국 콘텐츠
'범죄도시'의 제작, 각본, 주연을 맡은 마동석은 "제 꿈은 '범죄도시'의 프랜차이즈화"라고 틈날 때마다 강조한다. 자신의 피와 뼈, 눈물과 사랑을 모두 쏟아부었다는 '범죄도시' 시리즈를 전세계로 수출할 꿈에 부풀어 있는 것이다.
영화진흥위에 따르면 2023년 한국영화 해외 리메이크 판권 수출액은 약 380만 달러로, 이는 2017년 이후 최고의 수치다. 한 문화평론가는 "최근 한류붐을 타고 한국드라마 가 할리우드는 물론 일본, 태국, 필리핀 꾸준하다. '이태원 클라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닥터 차정숙' 등 화제작의 리메이크 소식은 물론 독립, 예술영화도 현지의 배우와 정서를 담아 새로 만들어지고 있다. OTT의 성장세와 맞물려 콘텐츠의 힘은 앞으로도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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