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연극 "빈자리가 없네∼"

  • 입력 2011-02-09   |  발행일 2011-02-09 제9면   |  수정 2011-02-09
한달간 연습 '굿 닥터'무대에…3일간 700여명 관람 인기
공연제작 프로젝트 '아름다운 날들'성과
청소년 연극
연극 '굿닥터'에 출연한 배우들이 막간을 이용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 달 23일 대구 남구 대명동 한울림 소극장에는 연극 '굿 닥터'가 무대에 올랐다. 이 작품은 청소년 공연제작 프로젝트 '아름다운 날들'의 결과물이다. 연극에 대한 열정만으로 똘똘 뭉친 청소년들이 한달 남짓 공을 들인 결과물치고는 반응이 뜨거웠다. 3일간의 공연기간 동안 총 관람객수가 700여명. 공연마다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통로에 간이 의자까지 동원됐다. 관객은 주로 가족, 친구, 친지들이 대부분이었지만 호응도는 최고였다.

'아름다운 날들'은 2010 대구문화재단 문화예술 교육지원센터 지원사업이다. 지난해 12월13일부터 열흘간 학교에 공문을 보내고 인터넷으로 접수한 결과 70여명의 청소년들이 몰려들었다. 면접을 통해 30명만이 연극의 A부터 Z까지 전체 제작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선발된 청소년들은 3개팀(은새미로·그네·파란거위팀)으로 나눠졌다. 이들은 전문강사들로부터 연기술, 신체 트레이닝(마임, 현대무용, 한국무용), 연기이론과 실제, 조명, 분장실습 등 빡빡한 수업을 들었다. 또 조별 대본리딩, 캐스팅, 블로킹(공연제작실습)에 돌입했다. 그렇게 한달여만에 연극 한편이 뚝딱 만들어졌다.

'파란거위팀'의 연출을 맡은 홍지은양(18·송현여고 2년)은 "사실 마음을 많이 졸였습니다. 실수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도 많아 어젯밤에 거의 뜬눈으로 지새웠습니다. 단원들이 생각보다 연기를 너무 잘해서 놀랍기도 하고 고맙습니다. 단원들에게 잘 해주지 못해 눈물이 납니다"라며 눈물을 쏟았다.

'재채기'의 이반역할을 멋들어지게 해 낸 한현제군(18·정동고 2년)은 "여름방학 때 극단 한울림을 찾아 연기의 꿈을 키워 왔다. 워크숍 활동을 해본 결과 연기가 너무 좋았다. 겨울방학에 프로젝트로 이어지니 자신감도 생겼다"고 좋아했다.

전체 음향을 담당한 송예은양(17·도원고 1년)은 "조명과 대사, 극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음악 찾기가 쉽진 않았다. 처음 경험하는 연극무대라서 얼떨떨하지만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보인다. 연기하는 배우도 좋지만 공연기획이나 예술경영학과쪽으로 파고들고 싶다"며 야무진 포부를 밝혔다.

극단 한울림 정철원 대표(45)는 "연극을 잘하고 못하고가 중요치 않다. 연극의 전반적인 제작경험이 앞으로 살아가는 데 큰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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