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에 담은 인디언의 恨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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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2-22   |  발행일 2012-02-22 제22면   |  수정 2012-02-22
조상 숨결 찾아 300마일 행진
6년간 담은 다큐멘터리 사진전
내달 6일까지 시오갤러리
앵글에 담은 인디언의 恨
켄 마르키오노 작 ‘The Oomaka Tokatakiya’

미국 인디언의 아픈 삶을 사진으로 만날 수 있는 전시가 21일부터 시오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300 Miles- The Oomaka Tokatakiya’란 주제로 다음달 6일까지 이어지는 전시에서는 백인 중심의 미국사회에서 소외계층으로 힘든 삶을 살아가는 인디언 후예의 모습과 인디언의 굳센 기백을 담은 작품이 선보인다. 작가는 미국 LA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진작가이자 예술교육자인 켄 마르키오노다.

The Oomaka Tokatakiya는 미국 사우스다코타에 사는 인디언이 선조의 자취를 찾아 사우스다코타 300여 마일을 15일간 말을 타고 행진하는 행사다. 이 행사는 라코타 부족의 위대한 추장 시팅불이 1890년 12월15일 백인 기병대에 의해 살해당한 그날 그 장소에서 시작된다. 행진은 어린아이와 부녀자를 포함해 죄없는 인디언 수백명이 백인 기병대에 학살당한 12월29일까지 이어진다.

그 당시 억울하게 죽은 인디언 선조를 추모하기 위한 행사로 시작됐지만, 미국사회에서 소외된 삶을 살아가는 젊은 인디언 중 뛰어난 지도자를 육성하려는 의지도 담겨 있다. 행사에 참가한 인디언들은 긴 여정 동안 선조가 지녔던 지적·정신적·육체적 상징과 숨결을 경험하게 된다.

전시된 작품은 작가가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이 행사에 참가해 작업한 다큐멘터리다. 슬픈 역사의 흔적을 쫓아가는 다큐멘터리 작품이지만, 현실의 고통이나 처절한 현장을 보여주는 방식이 아니라 작가 고유의 시각적 감성이 가미됐다.

시오갤러리 이동준 아트디렉터는 “한국에서는 드물게 인디언의 문화를 보여주는 전시다. 대륙의 광활한 자연풍경과 인디언 후손의 삶이 어우러진 모습은 작가 고유의 구상력에 의해 다큐멘터리 이상의 시적 이미지까지 전해준다”며 “다큐멘터리 사진의 깊이있는 작품성을 확인하고,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053)246-4688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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