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생태계 교란…‘습지의 눈물’ 흐른다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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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11-12 07:58  |  수정 2012-11-12 08:18  |  발행일 2012-11-12 제1면
생태계 보고 대구달성습지 개펄 생겨나고 수위 급격 상승

4대강 사업 이후 생태계 보고인 대구 달성습지가 파괴되고 있다.

낙동강 살리기 사업 영향으로 금호강의 급격한 수위 상승과 함께 침전물이 많이 쌓이면서 수중생태계는 물론 수변·육지 생태계까지 교란되고 있다.

대구시 달서구 대천동 달성습지의 가장 큰 변화는 급격한 수위상승이다.

달성습지에서 가장 경치가 좋다는 ‘개방형 습지’. 이곳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변이 버드나무로 둘러싸여 있었으며, 가운데에는 작은 섬이 있어 아름다운 풍광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1일 찾은 개방형 습지에서는 예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작은 섬은 물속에 잠겼고, 하천변 모래사장도 사라져 버렸다. 모래사장이 30~40㎝ 깊이의 개펄로 변해 사람이 걷기조차 힘들었다.

과거 낙동강과 금호강 수위가 급격히 상승해도 달성습지는 최소 4~5일간에 걸쳐 수위가 서서히 올라갔다. 이렇게 올라간 수위는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20여일에 걸쳐 서서히 줄어들었다. 완만한 수위변화는 생태계를 교란시킬 만큼 충격을 주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달성습지의 수위는 하루 최대 1m 이상 격차를 보이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설치된 보의 수위를 조절할 때마다 달성습지의 수위가 덩달아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또 다른 변화는 개펄형태의 부유침전물이 수변에 쌓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초까지 달성습지에는 모래사장이 어디든 자리했다. 그러나 지금은 모래사장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개펄 형태의 퇴적층이 차지하고 있다.

달성습지내 식물분포도 극심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엔 갈대와 달뿌리풀, 억새 등이 주로 자생했지만, 지금은 환삼덩굴과 가시박(환경부지정 생태계 교란종)이 우점종으로 자리 잡았다. 가시박은 하천변의 식물 분포를 단순화시켜 곤충과 소형 설치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식물이다.

수중생태계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달성습지에는 끄리, 누치, 피라미, 붕어, 참붕어, 긴몰개, 버들매치, 미꾸리, 동자개, 동사리 등 다양한 어류가 서식했다. 하지만 최근엔 외래어종인 블루길, 배스를 비롯해 붕어, 잉어, 누치 등 물 흐름이 느린 곳에 사는 어류가 많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호곤 어류전문가는 “낙동강 살리기 사업이 달성습지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충격을 준 것은 분명하다”며 “4대강 사업이 달성습지에 어떤 영향을 미쳤고, 앞으로 어떤 변화를 줄지 장기적으로 철저한 모니터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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