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임플란트 꼭 해야하나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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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4-22 08:20  |  수정 2014-04-22 08:26  |  발행일 2014-04-22 제21면
심각한 당뇨·대사장애 있을 경우 시술해선 안돼
■ 경북대 치과병원 박진우 치주과 교수
광범위한 치조골 부족…임플란트 성공률 떨어져
만성·급속진행형 치주염…상황따라 치아보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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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플란트는 틀니와 브릿지에 비해 튼튼하고 저작력이 뛰어난 장점이 있는 반면, 임플란트 주위염이 발생하면 자연치에 비해 염증 파급속도가 아주 빠른 특징을 갖고 있다. 임플란트가 모든 치주질환의 대안이 될 수 없는 만큼 자신의 치아건강에 맞는 관리가 필요하다.

임플란트 시술 건수는 한 해 50만건에 달할 정도로 흔하게 볼 수 있는 치과 시술 중 하나이다. 하지만 환자 10명 중 2명 정도가 시술 후 5년이 채 안돼서 재수술이 필요하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임플란트 실패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물론 임플란트는 틀니와 브리지에 비해 튼튼하고 저작력이 좋으면서, 통증이나 부작용 등의 불편함이 없는 시술법으로 유지관리가 쉽고 수명이 길면서 심미성도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경북대 치과병원 박진우 치주과 교수는 “다양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플란트만이 대안인가

치주염, 외상 및 기타 구강내 질환으로 인해 상실된 치아를 대체하기 위한 치과 임플란트 시술은 아주 효과적이다. 특히 많은 치아가 상실된 환자에게 임플란트를 시술한 후 이를 지지대로 활용, 틀니와 브리지를 하면 기존의 의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수한 효과를 발휘한다.

노인의 경우 임플란트에 의해 유지되는 가철성 보철물(필요 시마다 장착과 철거를 반복)과 구강 내에 고정되는 고정성 보철물은 음식물을 씹고 자르는 저작기능을 가능하게 한다.

젊은 층도 외상, 충치 등으로 인한 치아 상실 시 임플란트 시술은 기능과 심미성을 둘 다 만족시킨다. 대인관계에서 자신감을 회복시켜, 사회 생활에서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도 매우 크다.

충분한 잇몸뼈가 있을 경우 임플란트의 누적 성공률 또는 생존율은 10년간 90%에 가깝다. 심각한 잇몸뼈 소실이 존재하는 경우에도 골재건 수술을 포함한 시술 기법이 발달해 거의 모든 상태에서 성공적인 임플란트 시술이 가능하다. 하지만 진단초기 인공치근을 식립(잇몸과 잇몸뼈에 심음)할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한 치조골 부족이 존재하면 임플란트 성공률은 떨어지게 된다.

박 교수는 “모든 환자에서 임플란트 시술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심각한 당뇨, 다양한 대사장애, 소모성 질환, 외과시술이 어려운 전신상태일 경우 임플란트 시술을 해서는 안 된다. 또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기능의 저하, 흡연, 부정적 성향 등도 시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임플란트 시술은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한계점을 지닌다. 한 번의 시술로 누구나 평생 임플란트를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

박 교수는 “치과의사는 장기간의 임상결과, 시술 시 초기 잇몸뼈 상태(골재건 수술의 필요여부)와 시술의 복잡성 및 이로 인한 합병증 발생 가능성 증가 여부 등에 대해 환자에게 상세히 설명한다”며 “개개인의 저작습관이 시술결과에 영향을 미치며, 지속적인 점검 및 관리가 합병증 발생을 최소화해 장기적 유지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결국 환자 스스로의 구강위생 관리능력 및 치과에서 시행되는 관리가 장기간의 성공률을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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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플란트는 충치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임플란트 시술 후 치조골 파괴를 동반한 염증(임플란트 주위염)은 자연 치아에서 발생한 치주염과 비교해 상당한 문제를 지닌다. 자연치 치주염보다 염증파급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자연치의 경우 분화능력을 지닌 줄기세포(치주인대줄기세포)가 염증으로 인한 치조골 파괴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재생을 함으로써 급격한 조직파괴가 진행되는 것을 어느 정도 방지한다. 일종의 ‘치유 중인 병소’라 볼 수 있다.

하지만 금속으로 이루어진 인공치근에서는 사실상 재생과정을 기대할 수 없어 빠른 조직파괴가 일어난다. 임플란트 주위염의 주된 원인은 세균성 치태이다. 잇몸 위쪽에 형성된 치태가 구강위생관리(잇솔질)로 초기에 제거되지 않으면 임플란트 하부에 염증을 일으켜, 치조골 파괴를 초래한다. 치조골 파괴를 동반한 임플란트 주위염이 발생하면 치과를 찾아 더 이상의 조직파괴를 막아야 한다. 하지만 자연치와 비교시 치료의 기대 효과는 다소 제한적이다.

박 교수는 “임플란트 주위염이 발생하면 임플란트를 반영구적이라고 믿었던 환자에게는 좌절감을 안겨준다”며 “임플란트 시술이 대중화되면서 임플란트 주위염 발생 빈도 또한 비례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전적 치주치료에 관심을

만성치주염, 급속 진행형 치주염도 사실 상황에 따라 치아보존이 가능하다.

일부에서는 치주염으로 상태가 심각한 환자에게 자연치를 살리기 위한 치료보다는 빠른 발치로 더 이상의 치조골 파괴를 방지함으로써 임플란트 시술이 용이할 것이라고 얘기한다.

염증의 완전한 해소없이 그때마다의 증상만 치료하면 심혈관계 질환, 당뇨 등의 전신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인자가 된다.

원인을 찾아 골이식술 또는 조직유도 재생술의 재생형 치주수술 등 적극적 치료를 하면 심각한 치조골 파괴를 막을 수 있다. 이러한 두 가지 치주 재생수술은 그 효과가 이미 입증됐다. 문헌에 의하면 치조골 파괴가 진행된 치주염에서 최대 30%, 최소 10% 정도에서 재생형 치주시술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심각한 치조골 파괴의 경우 재생형 치주수술은 효과적인 치조조직의 재생을 돕는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치주염 발생전의 상태로 되돌리기는 불가능하다.

중증의 치조골 파괴가 이루어진 경우, 골이식술을 포함한 재생형 치주수술도 파괴된 치주조직의 재생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치주재생 수술 후 정상 치아와 비교하면 저작능력은 조금 부족하다. 나이가 들면서 전반적인 신체기능의 약화가 자연적으로 동반되듯이 치아 및 치주조직도 예외는 아니다.

심각한 치조골 파괴에 따른 치아의 치주재생 수술후에는 재생의 결과에 따라 단단하고 질긴 음식을 피하는 등 저작습관의 변화도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심각한 치조골 파괴가 동반된 치주염에서도 적절한 치주치료와 저작습관의 수정을 통해 약하지만 건강한 상태로 자연치아를 유지할 수 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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