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환의 별난집 별난맛] 지산동 ‘숨쉬는 순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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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7-18   |  발행일 2014-07-18 제41면   |  수정 2014-07-18
유난히 걸쭉한 콩물…이 집 콩국수 한그릇이면 온종일 속이 든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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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복더위에 가장 생각나는 음식은 뭘까?

한 끼 식사로도 든든하고, 입맛을 잃기 쉬울 때 소홀하기 쉬운 영양보충으로도 손색이 없는 진하게 내린 콩국물에 면을 넣은 콩국수다. 더위에 지친 심신에 활력을 되찾게 해주는 보양식에 가깝다. 콩국수 맛을 내기가 쉬운 것 같지만 의외로 까다로운 음식이다. 콩의 구입부터 물에 충분히 불려 껍질 벗기고 삶기, 간 정도, 첨가하는 견과류의 종류와 비율, 면을 삶는 노련미 등 여러 가지 노하우가 응축되어 맛을 내는 게 콩국수다.

이 집의 콩물은 콩죽에 가까울 정도로 걸쭉하다. 콩국물 맛이 유달리 깊다. 부드럽게 속을 어루만져 주는 듯한 담백함도 있다. 양도 푸짐하여 한 그릇이면 하루 종일 속이 든든하다. 여러 가지 견과류를 넣어 맛을 낸 것이 아니다. 콩물만으로 충실하게 맛을 내서인지 뒷맛이 깔끔하고 개운한 만큼 맛이 어른스럽게 느껴진다. 면도 금방 삶아 찬물에 ‘기절’시켜 면에 힘이 있다. 생면이라서 면발이 부드럽고 먹는 내내 쫀득하다.

이 집은 매장에서 직접 콩을 갈아 두부와 순두부를 만드는 두부요리 전문점이다. 계절 메뉴로 여름철만 콩국수(6천원)를 한다. 인기메뉴인 해물순두부(5천원)는 해물로 맛을 내서 국물이 맑고 칼칼하다. 몽글몽글한 순두부는 매끄럽게 목을 타고 넘어간다. 단맛이 나는 콩 특유의 향기가 그대로 살아 있다. 순두부에 약간의 밑간이 배어 감칠맛까지 있다.

대게 장 순두부(6천500원)는 대게 장을 순두부에 넣어 자작하게 끓여 낸다. 고슬고슬한 밥에 순두부 몇 숟가락 얹어 비벼 먹으면 입안에서 녹는 듯한 부드러운 식감이다. 대게뚜껑에 밥비벼 먹는 맛과 비슷하다.

돼지두부두루치기(1만원)는 두부를 돼지고기와 채소와 함께 매콤하게 볶았다. 두부조림과는 다른 맛이다. 약간은 맵고 칼칼하면서 고소한 뒷맛이 오래간다. 야무진 맛이다. 다른 반찬 걱정할 필요 없이 밥 한 그릇은 금방 해치울 수 있다.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고 돼지고기의 쫀득함과 두부의 부드러우면서 푸석거리지 않는 맛이 매력적이다. 두부구이(5천원)는 다른 집보다는 오동통한 두부를 큼직하게 썰어 기름에 노릇노릇하게 데쳤다.

짬뽕 순두부(6천원)는 중국요리의 불맛과 달착지근하고 고소한 순두부의 조합이다. 묵직하고 깔끔한 짬뽕국물에 순두부를 넣었다. 해장으로도 제격이지만 공기밥 한 그릇 말아 먹으면 든든한 한 끼의 식사로도 이만한 것이 없다. 음식칼럼니스트

▶예약전화: (053)783-0092
▶위 치: 대구 수성구 지산동 1160-43(지산·범물방면 동아스포츠센터 가기 전)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
▶휴 무: 없음
▶주차시설: 발레파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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