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그인
  • 회원가입
검색하기

인터뷰 전체기사보기

스위치

[시네토크] ‘해무’로 영화 데뷔한 박유천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구글플러스
  • 기사내보내기
  • 윤용섭기자
  • 2014-08-15
  •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배우요? 누군가를 대신 살아본다는 게 얼마나 책임감이 요구되는 일인지 알게 됐죠”

박유천은 지금 안방극장이 주목하는 가장 ‘핫’한 배우다. 국내외의 많은 팬층을 거느리고 있는 최정상 아이돌 그룹 출신이라는 스타성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또래의 아이돌 출신이 이루지 못한 인상적인 행보를 꾸준히 보여왔다.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2010)의 이선준 역으로 단번에 주목을 받은 이후 ‘미스 리플리’(2011), ‘옥탑방 왕세자’(2012), ‘보고 싶다’(2013), 그리고 최근 ‘쓰리데이즈’(2014)까지 한 해도 빠짐없이 다양한 색깔의 연기를 훌륭히 소화하며 대중의 사랑은 물론, 까다로운 평단의 찬사까지 이끌어냈다. 매년 각 방송사의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그가 신인상과 연기상을 휩쓴 건 이에 대한 방증이다.


첫 영화 출연의 심정
시나리오만 보고 출연결정
첫 미팅때 김윤석 선배 등
기라성 같은 분들과 함께
출연한다는 것 처음 알아
반가운 한편 걱정 앞서

가수와 연기자
가수는 단편적 느낌 강해
영화는 장편소설처럼
좀 더 많은 교훈 얻게 돼
 
배우로서의 욕심은
누군가에 기쁨·위로 되는
희망적인 사람으로 남고파


‘해무’는 그런 박유천에게 또 다른 연기적 전환점이 될 작품이다. 그의 첫 영화이자 봉준호 감독의 첫 제작 작품, 그리고 김윤석, 문성근, 김상호, 이희준 등 연극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연기파 배우들과의 녹록지 않은 작업이라는 점에서다. 이는 분명 부담감으로 다가왔을 테지만 그는 오히려 기대감이 앞섰다고 말한다. 박유천은 “현장에서 본 선배 배우들은 매 순간 눈빛부터 달랐다. 촬영 내내 모두가 ‘해무’ 속 인물 그 자체가 되었다”며 당시의 벅찬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한 듯했다.

그만큼 영화 현장은 모든 것을 다 빨아들이고 싶을 만큼 그에겐 매력적인 배움의 현장이 됐다. 심성보 감독이 “영화에 굉장히 목말라 있는 게 보였다”고 말한 건 그런 이유일 것이다. 그래서 더욱 확실해졌다. 봉준호 감독의 말처럼 “뛰어난 영화배우를 우리 영화계가 얻게 되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동명의 연극을 원작으로 한 ‘해무’는 전진호에 승선한 여섯 명의 선원이 망망대해에서 밀항자들을 실어 나르면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내용을 담았다. 박유천은 막내 선원 동식 역이다. 남다른 연기 열정와 의욕으로 스크린 공략에 나선 배우 박유천을,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농축돼 있는 영화 ‘해무’를 주목해본다.


-첫 영화다. 개봉을 기다리는 심정이 어떤가.

“확실히 영화는 기다림을 많이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그리고 기다림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 안에서 혼돈과 불안감, 기대감이 많이 오는 것 같다. 생각들이 많아져서인지 촬영이 오래전에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잔향이 아직 남아 있다. 그런 점에서 내 첫 영화가 ‘해무’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봉준호 감독님, 김윤석 선배님 등과 같이 작업하는 줄도 몰랐다. 전혀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시나리오만 보고 출연을 결심했다. 첫날 미팅 자리에 가보고 나서 어마어마한 분들과 함께 작업을 하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반가운 마음 한편으로 걱정이 앞섰던 당시가 떠오른다.”



-녹록지 않은 캐릭터라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는 건가.

“그렇다. 확실히 더 그랬던 것 같다. 그렇다고 일상적인 연기가 쉽다는 건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내가 영화를 볼 때도 생소하고 독특한 소재에 많이 끌리는 것 같다. ‘해무’의 시나리오를 봤을 때 그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굉장히 한정된 공간인데도 많은 섹션들이 나뉘어 있다는 점에서 작업에 대한 궁금증도 생겼다. 자칫 잘못하면 하나처럼 보여서 심심할 수도 있을 텐데 이를 어떻게 연출적으로 풀어갈지 흥미로웠고, 그 속에서 한 부분을 차지하는 내 연기도 궁금했다.”



-동식 역에 캐스팅된 건 정말 의외였다.

“우려들이 많았다. 그런 우려들을 듣다 보면 신경이 안 쓰이던 부분도 신경이 쓰이게 되고 오기도 생긴다. 하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다. 그런 것들을 생각할 시간에 연기에 좀 더 집중하자는 생각을 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촬영장이 한적한 시골이고 바닷가라 모두가 좀 더 화끈하게 뭉칠 수 있었다. 몰론 연기에 대한 집중도도 높아졌다. 그런 상황들이 나에겐 순작용을 했다. 그렇게 여러 사람들과 오랫동안 어울려 지내다 보니 대인관계도 더 좋아졌다.”



-그런 경험은 처음일 듯하다.

“처음이다. 현장분위기도 그렇고 템포도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됐다. 그동안 해왔던 TV 드라마도 사람들과 하는 작업이기는 하지만 선배들과 따로 개인적인 시간을 갖기가 어려웠고, 가수 때는 더더욱 그랬다. 그런 게 나도 모르게 배어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 자리들이 초반에는 어색했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니 불편했다. 그런데 선배님들이 그런 나를 많이 끌어주셨다. 이후 나도 가급적이면 선배님들과 시간을 함께하려고 노력했다. 영화나 연기적인 이야기보다는 주로 일상적인 것들을 화제로 삼았지만 지나고 보니 굉장히 중요하고 필요한 시간이었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모든 촬영현장이 ‘해무’ 같지는 않을 거다.

“그렇다고 말씀들 하시더라. 난 첫 영화라서 그런지 모든 상황이 좋았는데 김윤석 선배님이 모든 현장이 다 이렇지는 않다고 말씀해주셨다. ‘이런 작품을 만나고 사람들을 만난 건 굉장히 드문 케이스’라며 ‘네가 연기인생을 살아가면서 이런 작품을 다시 만나기는 힘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내가 운이 좋았다는 얘기겠지.”



-동식은 호락호락한 인물은 아니다. 어떻게 캐릭터에 접근했나.

“순박할 수밖에 없는 아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무지 외로웠을 거다. 뱃사람인 아버지를 바다에서 잃었고 엄마도 동식을 버리고 떠났다. 그리운 사람을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건 그 사람이 했던 것을 따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동식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뱃사람이 됐다. 그렇다고 해서 착한 사람은 아니라고 봤다. 아직 자기가 알지 못하는 자기 안의 다른 면이 많은 친구다. 그게 좋은 데 쓰면 좋지만 악한 데 쓰면 악이 되는 거다. 기본적으로 그런 것들은 잡고 갔고, 선배님들과 작업을 해나가면서 조금씩 수정해 나갔다. 예전에 미리 많은 준비를 하고 갔다가 큰코다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어느 정도 기본적인 성격과 마음만 가지고 출발해서 차츰 동식으로 만들어 가려고 했다.”

-그의 욕망은 뭐라고 생각하나.

“실질적으로 홍매(한예리)와 나눴던 마음들이 개인적으로는 어느 시대의 사랑보다 순수했다고 생각한다. 단지 선원들과 홍매 사이에 많은 갈등이 있었는데 기본적으로 동식이 결단할 때 가장 크게 생각한 건 산 생명은 죽이면 안된다는 거였다. 그건 어찌 보면 동식의 연약함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 홍매한테 기대게 되고, 그녀를 지켜주겠다는 마음이 생기는 거다. 결국 그건 자기가 살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래선지 홍매와 기관실에서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그 신을 두고 감독님과 초반부터 많은 의논을 했다. ‘과연 이 부분을 어떻게 납득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 동식이 이렇게 행동하는 게 맞을까?’라는 점을 말이다. 하지만 막상 촬영에 들어갔을 때는 동식이가 이해가 됐다. 한 치 앞도 모르는 상황에서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촬영할 당시에도 많이 슬펐고, 영화를 보면서도 가슴이 많이 아렸다.”



-뱃사람 의상도 생각보다 잘 어울렸다.

“처음 피팅할 때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고 나왔는데 그 자리에 있었던 모든 스태프의 웃음이 빵 터졌다. ‘유천아,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 뱃놈이니까’라고 말하더라. (웃음) 나도 생소했다. 처음에는 옷에 맞지 않는 자세나 표정이 나와서 영 어색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까 차츰 옷에 맞는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오더라. 옷 덕분에라도 더 잘 나오지 않았나 싶다.”



-사실 강한 아우라를 내뿜는 연기파 선배들 사이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당신의 연기를 주목하게 되더라.

“나도 완성본은 기자 시사회에서 처음 봤다. 영화를 보는 순간까지도 부담감이 많았다. 물론 비중에서 느끼는 부담은 아니다. ‘내가 처음 노력하려고 했던 부분이 튀지 않고 순간순간 어떻게 잘 녹아들었을까’였는데 어느 정도 융화가 된 것 같아 안심이 됐다. 게다가 완성본은 시나리오보다 더 잘 표현된 것 같아 만족스럽다.”



-예전 김윤석과 같은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같이 해보니 어떤가.

“카리스마가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 나도 나름대로 동식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고 생각하는데 선배님은 그것을 한 번 더 뒤집어서 표현하시더라. 그럴수록 더 차분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굉장히 신기했다. 영화를 볼 때는 몰랐는데 같이 연기를 해보니 그 자연스러움이 피부로 와 닿았다. ‘연기는 정말 쉽지 않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론 내가 어떻게 (연기를) 해 나갈지 더 기대되고 궁금해지는 계기가 됐다.”



-소속사(씨제스엔터테인먼트)에도 최민식, 설경구 등 훌륭한 선배들이 있는데 그들로부터 연기에 대한 조언은 받지 않았나.

“그분들은 술을 알려주셨다. (웃음) 특히 경구 형님과는 술자리를 자주 가지는 편이다. 하지만 술자리에서 영화 얘기는 일절 안 하신다. 그냥 즐겁게 놀고 먹자는 분위기다. 그런데 그게 참 멋있는 것 같다. 경구 형님이 딱 한 마디 해주신 게 ‘첫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는 그 기분을 최대한 오래 간직하고 있으라’는 말이었다. 그 감정을 오래 간직하고 있으면 득이 된다고 하셨다. 민식이 형님은 시사회가 끝나고 뒤풀이 때 오셨는데 내 얼굴을 어루만지면서 ‘욕봤다’고 하시더라. 그런데 짧은 그 한 마디가 되게 위로가 됐다. 만약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이런 느낌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울컥했다. 지금도 선배님들로부터 많은 위로와 감동을 받고 있다.”



-녹록지 않은 촬영 조건이었을텐데 무엇이 가장 힘들었나.

“날씨도 굉장히 추웠는데 수영도 하고, 기관실에서 액션도 해야 했다. 하지만 가장 힘들었던 건 동식이를 괴롭혔던 마음의 결단을 내리기까지의 과정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모든 상황이 이해가 가고, 모든 선원의 마음을 알다 보니 초반에는 몸이 마음보다 먼저 나가는 순박한 청년이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자신이 내리는 결단이 옳은 건지 아닌 건지에 대한 딜레마가 많았다. 그 부분들이 개인적으로 촬영을 해나가면서 많이 고민되는 부분이었다.”



-연기가 재밌나.

“누군가 그런 얘기를 해주시더라.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는 누군가로 살아볼 수 있다는 간접경험이 두근거림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그때는 별다른 느낌이 없었는데 해보니 정말 남달랐다. 내가 박유천으로 살아가는 것보다 다른 누군가의 인물로 살아가는 그 잠깐의 시간에서 배우는 것도 훨씬 많았다. ‘해무’를 하면서는 또 달랐다. 내가 연예계에 데뷔해 10년 동안 활동하면서 느껴왔던 것보다 선배님들하고 작업해온 6개월 동안 연기자로서 필요한 여러 교훈과 감정들을 많이 알게 됐다. 누군가를 대신 살아본다는 게 얼마나 책임감이 강하고 중대한 일인지에 대해서도 느끼게 됐고, 많은 사람들과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한다는 게 살면서 흔치 않은 일이기에 더욱 즐겁고 보람된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물론 소모되고 지치기는 하지만 연기는 정말 맛깔나는 작업이다.”



-가수생활을 하면서 느껴왔던 감정과도 다른가.

“분명히 다른 것 같다. 가수는 약간 단편적인 느낌이 강하다면, 영화는 장편소설을 보는 듯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단편과 장편은 사이즈부터 다르지 않나. 음악은 그래도 계속 들을 수 있고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리고 음악을 통해 위로를 받을 수 있다면 영화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래에 대한 계획이나 다짐이 있다면.

“별다른 다짐이나 계획보다는 단지 바람이 있다면 최대한 긴 시간 동안 연기를 하고 싶다는 거다. 가수는 이제 보컬보다는 작곡 쪽으로만 하고 싶다. 그래도 언제든지 우리 셋(JYJ 멤버)이 모여서 할 수 있기에 내 자리는 남겨놓을 거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연기를 잘하는 거다. 연기를 하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 조건이 있겠지만, 일단 연기를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삶을 살아보고 싶다.”



-배우로서의 욕심이 있다면.

“욕심은 없다. 예전에 민식이 형님이 이런 말을 해주셨다. 자기가 어떤 사람이 됐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사람이 돼 있어도 모든 사람은 다 포장마차에서 만난다고. 즉, 얽매이지 않고 소소한 것을 챙기며 살라는 말씀이셨다. 되게 포괄적인 말인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더라. 연기자 박유천으로 진짜 누군가에게는 기쁨이고, 슬픔이고, 위로가 되는 희망적인 사람으로 남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에게 쉼터가 되는 그런 배우 말이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사진=김현수(프리랜서)



[Copyrights ⓒ 영남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9 

동계 골프 아카데미







12운성으로 보는 오늘의 운세

우오성의 사주사랑

서구청 배너

동구배너

수성구배너